한나라당 "대권후보 이 시장 겨냥한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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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9월에 이뤄질 감사를 몇 달 전인 지금부터 감사한다고 한다든지, 누가 보더라도 표적 감사가 아니냐고 의심되는 일을 정부가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차기 대선을 놓고 이 시장과 당내 경쟁을 벌여야 할 박 대표지만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이틀째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2002년 이 시장 당선 직후 서울시장 직무인수위원장을 맡았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정권이) 정치공작 버릇이 남아 있다"며 "대대적인 지자체 감사도 지방선거를 겨냥한 집권 여당의 정치공세 중 하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원내대표는 전날에도 "현 시장이 없는 9월에 감사를 한다는 것은 이 시장이 7월 이후 대권 행보를 할 테니 초기에 흠집을 내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엄호성 전략기획본부장은 "이 정권이 이런 식으로 하니까 국민한테서 멀어져 가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유재건 의장은 비상집행위 회의에서 "이번 감사는 16개 정기감사의 일환으로 미리 예정된 것인데도 야당이 선거철을 앞두고 정치적 해석을 하는 것은 '아름다운 행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당연한 감사에 야당이 이러쿵저러쿵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도 "감사원 감사 결과를 보면 풀뿌리 민주주의가 썩어도 뿌리 깊이 썩었다"며 "지적당한 것을 알고도 방치한 채 선거가 치러지고 잘못된 분들이 계속 단체장으로 일하면 참으로 끔찍하다"고 가세했다.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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