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평년보다 덥고 비는 적게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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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말 피서 인파로 북새통을 이룬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중앙포토]

지난해 7월 말 피서 인파로 북새통을 이룬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중앙포토]

올여름에는 평년 수준을 웃도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겠고, 장마철 강수량은 평년 수준을 밑돌아 일부 지역에서는 가뭄 현상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기상청, 여름철 장기 기상 전망 발표 #"지난해 같은 극심한 폭염은 없을 듯" #5월 이어 6월 기온도 평년보다 높아 #7, 8월은 평년보다 비슷하거나 높아 #장마는 늦게 시작하고 강수량은 적어 #태풍은 2개 정도 한반도 영향줄 듯

기상청은 23일 여름철 장기예보 발표를 통해 "6월 기온은 평년보다 높겠고, 7월과 8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특히 5월에 이어 6월도 평년(1981~2010년 평균)보다 높은 기온이 유지돼 때 이른 더위가 계속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이번 5월은 기상청이 체계적인 기상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래 가장 더운 5월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상청 김동진 기후예측과장은 "지난해와 같은 강력한 폭염이 지속해서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은 기온 분포를 보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폭염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중국 대륙의 '열적 고기압', 즉 뜨거운 고기압이 올해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했다. 티베트 지역에 눈 덮임이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올여름에는 6월과 7월 강수량이 평년보다 다소 적겠지만 8월에는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8월에는 특히 대기불안정과 저기압 영향으로 국지적으로 다소 많은 비가 내릴 때도 있을 것 같다. [중앙포토]

올여름에는 6월과 7월 강수량이 평년보다 다소 적겠지만 8월에는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8월에는 특히 대기불안정과저기압 영향으로 국지적으로 다소 많은 비가 내릴 때도 있을 것 같다.[중앙포토]

또 이번 여름에는 장마가 다소 늦게 시작되겠고, 강수량도 예년에 비해 적을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했다.
김 과장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여름철 전반에는 남북으로 발달하는 대신 주로 동서로 발달하겠고, 장마전선도 남쪽에 위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6~7월 장마 기간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름 전반까지 중부 일부 지역과 호남 서부, 영남, 동해안 등에선 가뭄이 심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 봄철 강수량은 평년 강수량 208.3㎜의 54%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여름철 후반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점차 북쪽으로 확장하겠고, 남서풍이 한반도로 유입되면서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올여름 태풍은 2개 정도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전영신 국가태풍센터장은 "전반에는 태풍이 주로 중국 남동부 지역과 일본 동해상을 향하는 경로가 많아 한반도로 직접 접근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닥친 태풍 '차바'로 피해를 입은 경남 양산 지역에서 주민과 공무원,군장병들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해 10월 닥친 태풍 '차바'로 피해를 입은 경남 양산 지역에서 주민과 공무원,군장병들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한편 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94년을 경계로 여름철에 열대야와 폭염 발생 일수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열대야의 경우 73~93년에는 한 해 전국적으로 평균 7일이 발생했으나 94~2016년에는 두 배가 넘는 평균 14.2일 발생했다. 또 폭염의 경우 73~93년에는 8.6일이었으나 94~2016년에는 12.6일로 4일이 늘어났다.

여름철 강수량 가운데 장마철 강수량은 변화가 없으나, 장마 종료 이후의 강수량은 크게 늘어났다. 73~93년 장마철 강수량은 평균 344.1㎜였고, 94~2016년에도 평균 344.2㎜였다.
반면 장마 종료 후 강수량은 73~93년 249.5㎜에서 312.8㎜로 25.4% 늘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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