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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게 축제에 빠진 대학 캠퍼스들…하지만 "곳곳에 안전사고 무방비 노출"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5월 16일 오후 10시30분. 부산 부경대에서 걸그룹 공연을 보기 위해 플라스틱 채광창에 올라섰던 여대생 2명이 7m 아래로 떨어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5월 16일 부산 부경대의 한 건물 플라스틱 채광창이 무너지면서 걸그룹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채광창에 올라갔던 여대생 2명이 7m 아래로 떨어져 부상을 입었다. [중앙포토]

지난해 5월 16일 부산 부경대의 한 건물 플라스틱 채광창이 무너지면서걸그룹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채광창에 올라갔던 여대생 2명이 7m 아래로 떨어져 부상을 입었다. [중앙포토]

건물 1층 창가에 설치된 높이 1.6m의 채광창에서 공연을 보던 박모(당시 19세)양 등 여대생 2명이 하중을 이기지 못한 플라스틱 채광창이 무너지면서 순식간에 지하로 떨어진 것이다. 두 사람은 머리와 어깨 등을 다쳤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지난해 부경대에서 걸그룹 공연 보던 여대생 채광창 무너져 부상 #국민안전처, 자치단체 등과 현장 긴급 점검… 무대시설·식당부스 확인

당시 사고를 목격한 대학생들은 경찰에서 “채광창 위에서 10여 명이 공연을 구경했다”고 진술했다. 채광창 주변에는 별다른 안전장치가 없었고 에어컨 실외기가 계단처럼 놓여 누구나 쉽게 올라갈 수 있었다.

국민안전처는 부경대 사고처럼 대학 축제 때 안전사고가 발생한 것을 우려,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현장 안전점검에 나선다고 23일 밝혔다. 대학축제가 학생들이 선호하는 연예인 공연과 먹거리 장터가 주를 이루면서 대형 인명사고나 화기로 인한 사고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2015년 고려대에서도 축제장 내 먹거리 장터에서 휴대용 부탄가스가 폭발, 학생 7명이 머리와 손 등에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2년 서강대 축제 때도 휴대용 가스버너가 폭발해 10명이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

안전처는 학교 인근 주민들의 참여가 많고 먹거리 장터가 운영되는 한양대 축제(5월 24~26일)와 대구대 축제(5월 31일~6월 1일) 2곳에서 현장 안전점검을 하기로 했다.

그동안 반복적으로 지적된 ^식당 부스와 공연장 무대 주변 소화기 비치 ^가스용기 방치 등 관리소홀 ^고압전선 노면 노출 및 비규격 전선사용 등 먹거리 장터 주변 화재 위험요인 ^무대 시설 안전조치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지난해 현장점검에서 드러난 재해대처계획 수립 여부도 확인한다. 지난해 10개 대학 가운데 8개 대학이 재해예방조치를 마련하지 않았다가 관계부처의 현장점검에 적발됐다. 공연법(제11조)에 따르면 ‘공연장 외의 장소에서 1000명 이상의 관람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공연을 하려는 자는 화재나 그 밖의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종업원의 임무·배치 등 재해대처계획을 수립, 관할 지자체에 신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민안전처 김광용 생활안전정책관은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사고가 발생하고 축제의미도 퇴색된다”며 “축제가 안전하게 개최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 지자체와 협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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