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강우로 미세먼지 잡을 수 있을까? 경기도 실험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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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강우를 이용해 미세먼지를 해소할 수 있을까. 경기도가 분석에 나선다. 경기도는 22일 기상청의 인공강우 실험 결과를 미세먼지 해소에 활용할 수 있는지 분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인공강우가 미세먼지 해소에 도움이 되는지 분석 #비가 오면 미세먼지가 줄어드는 효과에 따른 것 #기상청 인공강우 실험 결과 분석해 미세먼지 저감 연관성 조사 #'가뭄 해소' 목적인 인공강우가 미세먼지해소 대안될지 관심

인공강우는 구름에 인위적으로 영향을 줘 비를 내리게 하는 방법이다. 요오드화은(AgI)이나 드라이아이스 등 화학물질을 공중에 뿌려 물방울이 맺히도록 해 비나 눈이 내리도록 하는 것이다.

인공 강우 실험 계획도 [사진 경기도]

인공 강우 실험 계획도 [사진 경기도]

경기도는 비가 오면 미세먼지가 씻겨 내려가는 효과가 있는 만큼 그 결과를 분석해 미세먼지 해소책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경기도의 미세먼지 발생이 늘면서다.

지난해 총 21일 발령됐던 도내 미세먼지(PM10), 초미세먼지(PM 2.5) 경보·주의보가 올해는 이미 지난 8일까지 32일 발령됐다.

 경기도에 따르면 기상청은 오는 9월~11월쯤 인공강우 실험을 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기상청 실험을 바탕으로 인공강우가 미세먼지 해소와 가뭄 등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추가로 분석해 그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분석 결과는 환경부 등 정부 부처에도 전달할 방침이다. 경기도는 관련 사업비로 2억원을 투입한다.

 경기도는 중국 등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서해안으로 접근할 경우 인공강우를 내리면 국내로 유입되는 미세먼지 양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인공강우는 1946년 미국, 1958년 중국 등 현재 러시아·일본·멕시코 등 전국 50개 국가에서 추진하는 기상조절 프로젝트다. 중국에서 2013년 10월 백두산의 산불 예방을 목적으로 10㎜ 안팎의 인공 비를 내리게 한 적이 있지만 주로 가뭄 해소를 목적으로 추진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2001년 처음으로 인공강우·강설(증설) 실험을 시작한 초보단계다.

 경기도 기후대기과 관계자는 "장비 등을 대여해 독자적으로 인공강우 실험을 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회당 2500만원이 소요되는 등 많은 예산과 기술·인력이 필요해 기상청의 실험을 분석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며 "구름의 이동 경로와 물방울 입자·크기, 강수량 등에 따라 미세먼지 농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인공강우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에 의문을 제기한다. 비가 미세먼지를 줄이는 효과가 있긴하지만 반나절 정도로 일시적인 효과에 그친다는 것이다. 인공강우 실험은 먹구름이 있어야만 활용할 수 있다. 건조하고 맑은 날에는 사용할 수 없다.

김백조 국립기상과학원 응용기상연구과장은 "현재 국내 인공강우 실험은 미세먼지보다는 강우량이 중심"이라며 "구름 등 변수가 많아서 실제 미세먼지를 줄이는 효과가 있을지는 실험 결과를 두고봐야 할듯하다"고 했다.
부작용도 우려된다. 구름의 수증기를 소모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가 내리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
 김순태 아주대 교수(환경안전공학과)은 "인공강우가 미세먼지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은 하지만 그 효과가 어느 정도 인지 알 수가 없고 부작용도 우려되기 때문에 미세먼지 대안으로 실제 도입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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