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4강 외교 본격 시작...대미,대일 특사 오늘 출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재인 정부 4강(미·중·일·러) 외교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대미·대일 특사가 17일 문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워싱턴과 도쿄로 출발했다.

대미 특사인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한미동맹과 북핵 해결 문제에 대해 미국과의 공유하고 상호 이해를 높이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밝혔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전화통화를 통해 공통의 인식이 많아졌기 때문에 방미기간중 문 대통령의 생각을 전하고 미 측의 이야기도 들을 것”이라며 “(한·미 간 대북 인식에)큰 차이는 없지 않은가”라고 설명했다.

홍 특사는 또 “정상회담 시기가 6월 말로 발표됐기 때문에 그에 따른 후속조치 의논 등이 (협의의) 중심이 될 것 같다”고도 말했다. 홍 특사는 방미 기간중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트럼프 행정부측 고위 인사를 폭넓게 접촉할 예정이다. 여기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홍 특사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관련 문 대통령의 국회 비준 동의 추진 공약과 관련, "후보 때 한 발언과 대통령이 돼서, (갖게 되는 생각은) 상대가 있는 그런 문제이니 좀 차이가 있지 않겠나”라고만 언급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 발언을 제가 이해하기로는 미국과 생각의 차이라기보다는 국내에서의 절차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또는 파기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홍 특사는 “미국이 제기하지 않는 이상 우리가 먼저 제기할 필요가 없다”며 “현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야기를 한 수준이고, 정식으로 우리 정부가 (미측 의견을) 접수하거나 정부 기관 대 기관의 대화는 아직 시작된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대일 특사인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오전 출국했다. 문 의원은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셔틀외교(한일 정상이 상대국을 수시로 교차 방문)' 복원에 대해 “정부 방침도 앞으로 자주, 빨리 만나자는 것이 본 취지이며 대통령의 뜻도 그렇다”며 “그 말씀(셔틀외교 복원)은 꼭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정상의 양자방문은 이명박정부 당시인 2011년 10월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방한한 것이 마지막이다. 박근혜정부에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2015년 10월 한·일·중 3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서울을 방문했을 뿐, 박 전 대통령은 일본을 한 번도 가지 않았다.

문 특사는 "2015년 12월 체결된 한일간 위안부 합의의 재협상 문제를 제기할 것이냐"는 질문에 "특사로 가서 재협상을 하자고 하는 것은 너무 오버하는 것 아닌가. 특사는 특사일 뿐이고, 친서를 전달하고 국민의 뜻이 이렇다는 말씀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앞으로의 외교는 정당성과 국민적 절차를 중시하겠다는 말씀을 꼭 전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문 특사는 3박4일 동안 도쿄에 머물며 아베 총리,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 등과 만날 예정이다. 한편 대중국 특사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18일 베이징으로 출발한다.

유지혜·위문희 기자 wisepe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