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수학자, 여성 투우사 출마… 마크롱의 총선 물갈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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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마르슈 후보로 다음달 프랑스 총선에 출마하는 천재 수학자, 세드릭 빌라니. [위키피디아]

앙마르슈 후보로 다음달 프랑스 총선에 출마하는 천재 수학자, 세드릭 빌라니. [위키피디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차기 대통령의 ‘앙마르슈’가 6월 총선에 출마할 후보 428명을 발표했다. 완전히 새로운 인물로 프랑스 정치를 바꾸겠다는 마크롱의 약속대로 후보 면면은 파격적이다.

앙마르슈 총선 후보 428명 발표 #'필즈상' 수학자, 여성 투우사 등 # 지원자 1만 9000명 중에 선발 # # #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직 여성 투우사, 천재 수학자, 유명 반부패 판사 등이 앙마르슈의 후보 명단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선출직 경험이 없고, 정치적 기반이 부족한 마크롱이 향후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선 자신이 창당한 ‘앙마르슈’의 다수당 지위 확보가 절실하다.

국민전선 강세 지역인 프랑스 남부 가르에서 출마할 예정인 여성 후보 마리 사라(43)는 전직 투우사다. 유럽에서 유일한 여성 ‘레조니도 (rejoneador)’다. ‘레조니도’는 말을 탄 채 현란하게 칼을 다뤄 투우를 제압하는 투우사를 일컫는다. 메이저 대회를 수차례 석권한 프랑스의 테니스 스타 앙리 르콩트가 그의 전남편이다.

2010년 ‘수학의 노벨상’이라는 필즈상을 수상한 수학자 세드릭 빌라니(43)도 앙마르슈의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파리 근교 지역구에 출마할 예정인 그는 단발머리와 커다란 스카프형 넥타이 차림인 자신만의 스타일로도 유명하다.
시리아에서 복무한 공군 조종사, 반부패 판결로 이름을 날린 판사 등도 총선에 출마한다.

반면 공천을 희망한 마뉘엘 발스 전 총리는 이번 명단에서 빠졌다. 앙마르슈는 “발스 전 총리가 오랜 기간 현역의원으로 활동해 당내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다”며 “예우 차원에서 그의 지역구에는 공천자를 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앙마르슈는 공천자의 절반을 여성으로 채우겠다는 마크롱의 공약대로 남녀 각각 214명을 이번 공천 명단에 올렸다. 최연소는 후보는 24세, 최고령 후보는 72세다.

앙마르슈는 지난 1월부터 온라인을 통해 총선에 출마할 후보를 모집해 왔다. 당 사무총장인 리샤르 페랑에 따르면 총선 후보 모집엔 1만 9000명이 지원했다. 그는 “개혁, 젠더 평등, 정직, 정치적 다원주의, 마크롱의 실용정책에 대한 이해와 지지를 기준으로 후보를 선출했다”고 밝혔다.

하원의원 577명을 선출하는 프랑스 총선은 다음달 11일, 18일 치러진다. 지역구 전체에서 후보를 낼 예정인 앙마르슈는 나머지 후보도 다음주 발표할 예정이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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