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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동에서 내곡동으로 ...집 주인 박 전 대통령 없이 이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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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삼성동을 떠나 내곡동 집(오른쪽 사진)으로 이사했다. 김상선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삼성동을 떠나 내곡동 집(오른쪽 사진)으로 이사했다. 김상선 기자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여 년 동안 거주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에서 6일 오전 이사가 이뤄졌다. 이삿짐은 서울 서초구 내곡동 단독주택으로 옮겨졌다. 이영선 청와대 경호관, 윤전추 전 청와대 행정관이 지켜봤다. 짐은 5t 트럭 2대와 1t 트럭 1대 분량이었다. 이사는 오후 5시쯤 끝났다.

박 전 대통령은 1990년에 삼성동에 자리 잡았다. 그리고 1998년에 보궐선거를 통해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2013년 대통령 취임 뒤 청와대로 거처를 옮겼다.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뒤 박 전 대통령이 지난 3월 다시 돌아온 삼성동 자택은 지지자들의 집결 장소가 됐다. 연일 수백명이 모여 "탄핵 무효"를 외쳤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3월에 이 집을 내놓았고 홍성열(62) 마리오아울렛 회장이 67억5000만원에 매입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살았던 서울 삼성동 집의 담. 7일 오후에도 박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이 붙여 놓은 꽃과 태극기 등이 남아 있었다. 윤재영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살았던 서울 삼성동 집의 담. 7일 오후에도 박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이 붙여 놓은 꽃과 태극기 등이 남아 있었다. 윤재영 기자

박 전 대통령의 이사에 대해 삼성동 주민들은 담담하게 반응했다. 이웃집에 살고 있는 김모(40)씨는 “동네가 어수선해 져서 불만이 있었는데 막상 이사를 가니 조금 안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다른 이웃 김모(25)씨는 “조용해져서 살만 하다. 드디어 원래 동네로 돌아온 느낌이다”고 말했다.

28억원을 주고 산 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집은 2008년에 지어진 2층짜리 주택이다. 대지 면적은 406㎡(약 122평), 1층은 153㎡(약 46평)이다. 2층은 최근에 증축해 160㎡(약 48평) 규모다. 전체적으로 삼성동 집과 비슷한 규모다.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저 부지 논란이 있었던 곳과 직선거리로 360m 떨어져 있다.

내곡동 주민 차모(57)씨는 “법의 심판은 그것대로 받을 것이고, 인간적으로는 측은지심이 든다. 여기 와서는 좋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최모(64)씨는 “소란스러운 일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나중에 박 전 대통령이 이 동네에 오면 환영하겠다”고 말했다.

김나한ㆍ윤재영 기자 kim.na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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