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김성준 보도본부장 '세월호 인양 관련 의혹 보도' 사과문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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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SBS가 보도한 세월호 인양 관련 의혹 보도가 정치권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3일 오후 김성준 보도본부장이 사과문을 내고 "상처를 받으셨을 세월호 가족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그리고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사진 SBS]

[사진 SBS]

김 본부장은 "기사작성과 편집 과정에서 게이트키핑이 미흡해 발제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인식될 수 있는 뉴스가 방송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기사를 작성한 기자나 검토한 데스크를 비롯해 SBS의 어떤 관계자도 선거에 영향을 미치거나 특정 후보를 폄훼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정치권은 이번 보도 내용이나 해명 과정을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아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 송영길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은 3일 SBS를 방문해 보도국 간부들에게 전날 세월호 인양 의혹 보도에 대해 항의했다. [사진 송영길 트위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 송영길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은 3일 SBS를 방문해 보도국 간부들에게 전날 세월호 인양 의혹 보도에 대해 항의했다. [사진 송영길 트위터]

앞서 문 후보 측 송영길 선대위 총괄본부장 등 캠프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SBS 본사를 방문해 해당 보도에 대해 항의했다. 송 본부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SBS 측이) 잘못을 인정 사과하고 오늘 저녁 사과방송 한다고 한다"며 "안철수 후보 측 허위사실유포 처벌법 적용 검토 중이다.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사진 SBS 홈페이지 캡처]

[사진 SBS 홈페이지 캡처]

아래는 김 본부장의 사과문 전문.

SBS 뉴스는 2017년 5월 2일 세월호 인양 관련 의혹 보도를 통해 해양수산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전까지 세월호 인양에 미온적이었다는 의혹과, 탄핵 이후 정권 교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적극적으로 태도를 바꿨다는 의혹에 대해 방송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기사작성과 편집 과정에서 게이트키핑이 미흡해 발제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인식될 수 있는 뉴스가 방송됐습니다.

이로 인해 상처를 받으셨을 세월호 가족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그리고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다만 기사를 작성한 기자나 검토한 데스크를 비롯해 SBS의 어떤 관계자도 선거에 영향을 미치거나 특정 후보를 폄훼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 드립니다. 또 오늘 새벽, 해당 기사를 SBS 뉴스 홈페이지와 SNS 계정에서 삭제한 것은 사실과 다른 의혹과 파문의 확산을 막기 위해 보도책임자인 제가 직접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한 모든 사내외 조치는 외부의 어떤 간섭도 없이 제 책임 아래 진행됐다는 점을 확인 드립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은 이번 보도 내용이나 해명 과정을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아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오늘 세월호 유가족 한 분이 SNS에 언급하셨던 것처럼 정치권이 당리당략을 위해 세월호 참사를 이용하거나, SBS를 비롯한 언론이 세월호 참사 앞에서 지나친 보도 경쟁을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SBS 뉴스는 세월호 미수습자 수습과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묵묵히 언론의 역할을 해나가겠습니다. 아울러 남은 대선 기간 공정하고 객관적인 선거보도에 한치의 오점도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17년 5월 3일 ㈜ SBS 보도본부장 김성준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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