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북핵 대화·협상 돌파구 열어야” 트럼프 발언 환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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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김정은과 만남을 언급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반색하고 나섰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일 관련 질문에 “최근 미국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북핵 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하겠다는 일련의 입장을 밝혔다”며 돌출 발언이라기 보다는 대화 촉구 발언이라는 데 무게를 뒀다. 이번 트럼프의 발언이 지난달 26일 미 정부가 상원의원들에게 북한과 대화와 협상의 문이 열려있다는 설명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의미다.

푸잉 중국 전인대 외사위원장의 보고서를 소개한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존 손턴 중국센터 웹페이지 [브루킹스 연구소]

푸잉 중국 전인대 외사위원장의 보고서를 소개한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존 손턴 중국센터 웹페이지 [브루킹스 연구소]

겅 대변인은 “중국은 시종 대화와 협상이 북핵 문제 해결의 유일하고 정확한 경로라고 주장해 왔다”며 “유관 각국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응당 해야 할 노력과 져야 할 책임을 지고, 앞으로 나아갈 대화와 협상의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미국과 북한은 한반도 핵 문제의 직접적인 당사국”이라며 “이른 시일 안에 정치적 수단으로 성의를 다해 긴장을 완화하고 대화를 재개해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한 건설적 노력을 다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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겅솽 대변인은 또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가동에 대해 “사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단호하며 변화가 없다”며 “한국과 미국은 사드 배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중국은 자신의 안보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푸잉 중국 전인대 외사위원장의 \북한 핵문제: 과거 현재와 미래-중국의 시각' 보고서 표지

푸잉 중국 전인대 외사위원장의 \북한 핵문제: 과거 현재와 미래-중국의 시각' 보고서 표지

한편 푸잉(傅瑩)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외사위원장 겸 대변인은 2일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존 손턴 중국센터에서 '북한 핵 문제: 과거 현재와 미래-중국의 시각'이란 27쪽 분량의 전략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북ㆍ미ㆍ중 3자 대화의 효용성을 부각했다.

푸잉 위원장은 2003년 4월 아주국장 재직 때 베이징에서 이근 외무성 미주국 부국장과 제임스 켈리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중재했던 3자회담 경험을 소개했다.
푸 위원장은 당시 워싱턴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이 “(북한과) 대화에 동의한다. 하지만 군사 옵션 역시 테이블에 있다”는 발언을 “군사 옵션이 테이블을 떠난 것은 아니다”로 순화시켜 북한에 전달했더니 이근 부국장이 “그럼 그건 지금 어디있소?”라고 되물었다는 에피소드를 언급했다. 군사 옵션이 돌출된 현 상황을 우회적으로 언급하면서 9ㆍ19 공동성명을 채택하게된 과정을 되돌아 보자는 취지다.

푸잉 위원장은 결론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과 미국과 유엔 제재로 이어지는 악순환 ▶한국과 미국이 가장 원하는 북한의 체제 붕괴 ▶대화와 신중한 담판의 재개 등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는 북한의 경제 상황과 김정은의 체제의 공고함으로 볼 때 붕괴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화를 통해 한반도가 악순환에서 벗어나 동북아시아가 ‘암흑의 숲’으로 변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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