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ㆍ18사건 수사책임자 최환 “전두환 회고록 자체가 웃음거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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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 전 서울지검장의 2015년 모습 [중앙포토]

최환 전 서울지검장의 2015년 모습 [중앙포토]

1995년 5ㆍ18 특별수사본부장을 맡았던 최환 전 서울지검장은 1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발포명령을 부인한 것은 통하지 않는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전 전 대통령은 최근 『전두환 회고록』을 내고 5ㆍ18과 관련한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는데, 이를 당시 수사 책임자가 비판한 것이다.

최 전 지검장은 이날 광주시 초청 특강에 나와 “5ㆍ18 관련 수사 기록은 3심까지 인정을 받았다”며 “본인(전두환)이 발버둥치고 기록물을 남긴다고 하더라도, 광주 5ㆍ18민주화운동 인사들이 폭도가 되거나 진실이 뒤집어지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전두환은 당시 조서를 쓸 때에도 ‘군의 자위권 발동이 있었던 것일 뿐 발포 명령을 하진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며 “평생 죽을 때까지, 죽어서도 발포 명령자라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는 게 전두환의 입장이겠지만, 회고록으로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려는 행동 자체가 더 큰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전 지검장은 ‘정치 논리 편승’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검찰에 대해선 “요즘 검찰은 ‘바람이 안 불어도 알아서 눕는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며 “정의를 바로 세우려는 마음을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 전 지검장은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서울지검 공안부장을 지냈다. 그는 “화장을 하겠다는 박종철씨 가족을 내가 야단치기도 했다”며 “시신보존 명령을 내린 뒤 조사를 통해 물고문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자신의 경력을 소개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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