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이런 난코스는 처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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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크힐 얼마나 어렵기에
그린 앞 페어웨이는 폭 20m '개미허리'
질긴 러프…탈출 애먹어
439m 오르막이 파4홀

"이제까지 겪어본 골프장 가운데 가장 어려운 코스다. 바람마저 불었더라면 대참사를 면할 수 없었을 것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1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오크힐 골프장(파70.6천4백92m)에서 열린 PGA챔피언십 3라운드를 3오버파로 마친 뒤 쓴웃음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아닌게 아니라 3라운드 합계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가 단 3명이다. 컷오프 기준 타수는 2라운드 합계 8오버파였다. 이 골프장에서 열린 역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1956년 US오픈 9오버파 이후 두번째로 높다. 도대체 코스가 얼마나 어렵기에.

◆질긴 러프=이 골프장의 러프는 질기기로 소문난 '벤트 그래스'로 덮여 있다. 더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러프를 길게 길렀다. 꼬불꼬불해서 짧아 보이지만 빗으로 쭉 편다면 길이가 약 20㎝나 된다. 러프 한무더기를 뜯어낸 뒤 손가락으로 감아 끊어보려 했지만 단단한 실처럼 질겨 끊기가 힘들 정도였다.

우즈가 3라운드 1번홀(파4.4백19m)에서 페어웨이 우측 러프에 공을 빠뜨린 뒤 결국 보기를 범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최경주(33.슈페리어) 역시 3라운드 내내 러프를 헤매다 하위권으로 처졌다. 최경주는 "러프보다 차라리 벙커가 훨씬 편하다. 러프에 공을 빠뜨리면 무조건 레이업 해야 한다"고 말했다.

◆좁은 페어웨이=마스터스 대회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은 그린이 까다로운 대신 페어웨이가 넓지만 이곳은 홀 대부분의 페어웨이가 개미허리처럼 잘룩하다. 특히 그린 앞 페어웨이의 폭은 20m도 안 되는 곳이 대부분이다.

마치 호리병의 목을 연상시킨다. 여러 선수들이 온그린에 실패하고 러프나 벙커에 공을 빠뜨리는 게 이해가 된다.

◆긴 코스=코스 전체 길이는 6천5백m도 되지 않지만 기준 타수가 72타가 아닌 70타라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파4의 17번홀은 무려 4백51m(4백95야드)고, 18번홀도 4백39m(4백82야드)나 된다. 18번홀은 특히 오르막 경사가 심해 장타자들도 파 온이 어려울 정도다. 선수들은 "파4홀이 마치 파5홀 같다"며 혀를 내두른다.

로체스터=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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