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은 전기 아껴썼는데…값싼 산업용은 ‘펑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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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호황에 따라 산업용 전력소비량이 5분기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정에서 쓰는 주택용 전력은 누진제 개편으로 요금이 인하됐음에도 소비량이 소폭 줄었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7년 1분기 전력 소비 동향’에 따르면 전체 전력 소비량은 1321억8000만㎾h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 증가했다. 2015년 4분기 -0.9%를 기록한 후 5분기째 상승 추세다.

1분기 전력소비량 산업용 2.4%↑ #수출 호조로 5분기 연속 증가세 #주택용 비해 요금 싼 것도 이유 #누진제 개편해도 주택용 0.7%↓ #기온 올라 난방 수요 증가 미미

소비량 증가는 전체 소비에서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용 전기가 주도했다. 1분기 산업용 전력 소비량은 710억6000만㎾h로 전년 동기대비 2.4% 늘었다. 산업용 역시 전체 소비량과 같이 5분기 연속 증가세다. 남경모 산업부 전력진흥과장은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며 반도체와 화학 업종 중심으로 전력사용량이 많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주택용에 상대적으로 요금 싼 것도 원인 중 하나란 지적도 나온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주택용과 같은 누진제가 아닌 계절ㆍ시간별 요금제다. 여기에 여름과 겨울 전력사용량이 많은 낮 시간대는 상대적으로 비싸고, 봄과 가을 심야시간대는 요금이 더 싸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배전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산업용 전기요금 특성상 주택용 전기요금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란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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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진제 요금이 적용되는 주택용 전력소비량은 173억4000만㎾h로 전년동기 대비 0.7%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2월 13일 기존에 6단계 11.7배수로 구성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3단계 3배수로 완화하는 내용의 개편안을 확정한 뒤 같은 달 1일부터 소급 적용했다. 누진제 개편으로 같은 전력을 사용해도 기존보다 적은 요금을 내는데도 소비량이 소폭 줄어든 것이다. 남경모 과장은 “올해 1~3월 전국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1.1~5.9℃ 높아 난방 수요 증가가 미미했다”며 “윤년이었던 전년도 보다 전기사용 유효일수도 하루 줄고, 주택용 태양광 발전량이 증가하 것도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반용, 농사용, 교육용 전력 소비량도 증가세를 보였다. 농사용은 신규 사용과 설비 증가 등으로 전년 동기대비 2.3% 증가했다. 교육용 전력소비량도 동ㆍ하계 전기요금 할인제도 도입으로 인해 1.5% 증가했다. 소비심리 회복됨에 따라 일반용 전력소비도 1.6% 늘었다. 지역별로 보면, 충청도가 전년 동기대비 3.6% 늘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경기도(2.9%), 인천(2.5%)과 광주(2.5%) 순이었다. 울산과 서울은 각각 2.0%, 1.2% 줄었다. 지역별 전력소비 비중은 경기도가 전체 전력소비 비중이 22.8%로 가장 크고, 이후 경상도(16%)와 충청도(14.7%)의 순이었다.

[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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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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