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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잡고 강제해산...전쟁터 같았던 사드 배치 성주군 현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6일 오전 4시쯤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 도로에서 경찰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체계 배치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강제해산 시키고 있다. 성주=김정석기자

26일 오전 4시쯤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 도로에서 경찰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체계 배치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강제해산 시키고 있다. 성주=김정석기자

"내 몸에 손대지 말라고. 이게 뭐냐. 이게 뭐냐." (주민들)
"빼. 빼. 다 빼. 몸을 빼내라고."(경찰들)

물대포 최루탄 발사는 없어 #경찰 팔 등 붙잡고 강제해산

26일 오전 3시40분쯤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인근 도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가 성주 사드 기지에 들어오기 직전 경찰과 사드 배치를 반대하던 주민들 간의 몸싸움이 벌어졌다.

오전 2시쯤부터 현장에 대기 중이던 헬멧을 쓰고 방패를 든 경찰 1000여 명이 강제 해산 절차에 들어가면서다. 사드 배치 반대에 동참한 원불교 신자들이 치는 목탁 소리가 울려퍼지더니 곳곳에서 고성이 오갔다. 경찰은 길목을 막고 있는 주민들의 팔 등을 잡고 강제 해산시켰다.

"내 몸에 손대지 마라" "내가 걸어가겠다" "왜 이러냐. 아이고. 아이고" 같은 주민들의 고성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빼. 일단 빼" "다칩니다. 다칩니다" 같은 경찰의 목소리가 뒤섞였다.

26일 오전 4시쯤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 도로에서 경찰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체계 배치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강제해산 시키고 있다. 성주=김정석기자

26일 오전 4시쯤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 도로에서 경찰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체계 배치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강제해산 시키고 있다. 성주=김정석기자

이 과정에서 주민 4~5명이 실신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스마트폰을 손에 든 한 여성이 차량에 올라가 울먹이면서 경찰의 강제 해산을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다행히 최루탄이나 물대포 같은 무기는 사용되지 않았다.

주민들을 도로 밖으로 몰아내고 30분이 지난 뒤 사드 장비 8대가 경찰 차량의 호위를 받으며 마을회관 앞 도로를 지나갔다. 8대 중에는 TYP2 엑스밴드 레이더와 발사대 2기가 포함돼 있었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사드 장비가 마을회관 앞을 지날 때 주민들은 물병과 박스 등을 던지며 거세게 항의했다. 계속 욕설을 하며 비명을 지르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성주=김정석·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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