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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가맹점은 '자영업자의 무덤'…본사는 '매출 대박'

중앙일보

입력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내는 등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자영업자의 무덤’으로 꼽힐 만큼 가맹점의 경영난은 심해지고 있어 본사만 배를 불린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 대부분 매출 증가 #BHC는 최대 실적 내며 BBQ 꺾고 2위로 올라 #가맹점 경영난은 여전…"선순환 구조 만들어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촌치킨ㆍBBQㆍBHC 등 3대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의 지난해 매출은 모두 증가했다. 교촌치킨은 2911억원으로 전년(2575억원)보다 13% 늘어 매출 기준 업계 1위를 지켰다.

업계 3위였던 BHC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BBQ를 꺾고 2위로 올라섰다. 2013년 BBQ에서 독립해 독자 경영을 시작한 이후 약 3년 만에 BBQ를 앞지른 것이다. BHC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1840억원)보다 약 26% 늘어난 2326억원이다. 창립 이후 처음으로 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다.

BHC치킨에서 판매하는 '뿌링클 치킨' [사진 BHC치킨]

BHC치킨에서 판매하는 '뿌링클 치킨' [사진 BHC치킨]

가맹점이 가장 많은 BBQ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1.8% 증가한 2197억원을 기록했다.

굽네치킨도 매출이 전년 대비 50% 가까이 급증한 1469억원으로 집계됐고 영업이익도 150% 급증했다. 멕시카나ㆍ페리카나ㆍ처갓집양념치킨 등 중소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의 매출도 대부분 증가했다. 전년보다 매출이 하락한 곳은 네네치킨이 유일하다.

업계에서는 잇따라 내놓은 신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매출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조낙붕 BHC 대표는 “신제품 개발과 공격적인 마케팅, 소통 강화로 매장의 만족도와 매출을 올리는 데 집중했던 점이 매출 확대의 배경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가맹점주들의 경영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통계에 따르면 2015년 한해 문 닫은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2793개로 전년 대비 10% 이상 늘었다.

소비자 판매 가격을 올리려다가 계획을 철회했던 BBQ치킨의 경우 매출은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91억원으로 전년보다 30% 넘게 늘었다. 매출 1위인 교촌치킨의 영업이익(176억원)보다 더 많다. 본사의 이익이 크게 늘었다는 얘기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일방적으로 본사만 이득을 취하는 치킨 프랜차이즈의 수익 구조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본사와 가맹점주 수익이 함께 오르고 소비자들에게도 품질 좋은 상품을 선보이는 선순환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화선 기자 ss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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