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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요태·나디아·황금향·패션후르츠…열대과일 경기도로 북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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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성시 고삼면에는 이름이 낯선 열대과일인 나디아를 키우는 과수원이 곳곳에 있다.
나디아는 체리와 자두를 교잡해 만든 신품종 과일이다. 호주가 원산지다. 자두만한 크기에 체리 맛이 나 '체리자두'로도 불린다. 6~7월부터 수확한다.

호주가 원산지인 나디아. [사진 안성시]

호주가 원산지인 나디아. [사진 안성시]

나디아 묘목은 2011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안성에 뿌리를 내렸다. 시간이 흘러 열매를 맺으면서 2014년과 2015년 각각 1t씩 수확됐다. 지난해엔 78t이 생산됐다.
일반 과일나무보다 일손이나 농약 등이 적게 들어간다는 소문이 돌면서 초반 5곳이던 재배 농가 수가 40곳으로 늘었다. 재배 면적도 초반 2.3㏊에서 15.6㏊로 늘었다.
정숙규 안성시 6차산업 팀장은 "국내산 나디아에 대한 소비자 호응이 높아 재배 면적이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열대과일 생산지로 급부상중 #지구온난화와 하우스 재배 기술 향상이 원인 #3년 전 처음 들어온 호주 품종 나디아 78t 생산 #일부 품목은 과잉생산으로 과수원 폐쇄 위기

나디아·황금향·패션후르츠·블랙베리 등 열대과일이 경기도로 북상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제주도나 남해지방에서 극소수 재배되던 과일들이 지구온난화와 하우스 재배 기술 향상 등으로 경기도로 올라오면서 '과일 생산 지도'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아로니아 [중앙 DB]

아로니아 [중앙 DB]

18일 경기도의 연도별 과실 생산량 통계에 따르면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과일 아로니아의 경우 2013년 8t이던 생산량이 2014년 31.5t, 2015년 85.1t에 이어 지난해는 267.2t으로 늘었다.
생산 농가도 12곳(3.4㏊)에서 128곳(52.5㏊)으로 증가했다. 항산화와 면역력 강화 물질이 다량으로 함유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찾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3~4년 전에는 통계로 잡히지도 않던 열대과일도 속속 생산되고 있다.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블랙베리는 2014년 22.5t에서 지난해 26.3t으로 생산량이 늘었다. 브라질이 원산지인 패션후르츠도 0.2t에서 10.5t으로 수확량이 늘었다. 아메리카 열대과일인 구아바도 같은 기간 2.2t에서 3.3t이 수확됐다.
제주도에서 자라는 황금향도 2015년 0.5t에서 지난해 1t이 생산됐다.망고도 소량이지만 2015년부터 매년 0.4t씩 생산되고 있다.

이천시에서는 파인애플을, 광주시에선 커피를 재배하는 농가도 있다고 한다.
이문무 경기도 친환경농업과 원예특작팀장은 "온난화와 비닐 하우스 재배 기술 향상 등으로 도내 열대 과일 생산량이 갈 수록 늘고 있다"며 "블루베리 등 일부 과일은 키우는 생산량이 너무 늘어나 과잉생산을 막기 위해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의 고시로 과수원을 폐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기도에선 지난해 블루베리 재배 농가 98곳(53㏊)가 폐원됐다.

패션후르츠

패션후르츠

국내 대표 과일 생산량도 요동치고 있다.
대구·경북이 주 생산지로 여겨진 사과의 경우 2014년 5689.6t에서 지난해 7369.2t으로 29.5%(1680t)나 수확량이 증가했다. 남부지방에서 많이 생산되던 매실도 2014년 도내 연간 생산량이 같은 기간 722.6t에서 804.9t으로 늘었다.
반면 경기도의 특산물이던 배 생산량은 2014년 6만3112.2t에서 지난해 5만9181.9t으로 줄었다. 밤 생산량도 같은 기간 1479.6t에서 1047t으로 무려 29.2%나 감소했다.
한편 지난해 경기도내 과일 생산량은 13만1501t으로, 전년인 2015년의 11만9515t보다 10.02%(1만1986t)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문무 팀장은 "한반도의 기온이 높아지고 있고 귀농자들이 비교적 재배하기 쉬우면서도 새로운 수익을 낼 수 있는 작물 재배에 많이 도전하고 있어서 열대 과일 생산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며 "아로니아 등 일부 과일은 생산량이 급속도로 늘어나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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