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찍문’에 흔들린 홍준표...‘홍찍자’로 반격

자유한국당 선대위 당직자들은 '홍찍자'로 명함을 전면 교체했다. 박성훈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홍찍자’를 연일 외치고 있다. ‘홍찍자’는 ‘홍준표를 찍어야 자유대한민국을 지킨다’는 의미다. 동시에 ‘홍준표를 찍자’는 캠페인이기도 하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7일 오후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첫 집중유세에 나섰다. 홍 후보가 자신을 지지하는 선거운동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홍준표 후보 측은 ‘홍찍문’에 대한 대응 논리에 고심해 왔다. ‘홍찍문’은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가 처음 한 말이다. ‘홍준표를 찍으면 문재인이 된다’는 보수층의 전략적 표심을 압축했다. 반 문재인 정서가 강한 보수층의 심리를 짚어냈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상승 분위기와도 맞물렸다. ‘홍찍문’ 논리에 보수층의 표심이 흔들리는 조짐이 있자 홍준표 후보는 “홍준표를 찍으면 홍준표가 되는 거지 왜 문재인이 되냐”고 항변하기도 했다.

18일 오전 홍준표 후보 페이스북.

홍 후보 측이 본격 대선전이 시작되면서 고심 끝에 내놓은 대응책이 ‘홍찍자’다. 홍 후보는 본격 대선 유세에서 ‘홍찍자’를 다양하게 변주하고 있다. 17일 서울 가락시장과 대구 서문시장에선 “홍준표를 찍어야 서민이 산다”고 했다. 대전을 방문해선 “홍준표를 찍어야 대전이 산다”며 광역 교통망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현충사에 방문해선 ‘사생결단’이라고 적으면서 “자유대한민국을 지키지 못하면 죽겠다는 각오”로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겠다”고 했다.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서울 여의도 서울시당에서 열린 선거대책회의에서 “홍준표를 찍으면 자유한국당이 된다”며 또다른 ‘홍찍자’를 설파하기도 했다. 홍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은 ‘홍찍자’로 명함을 만들어 다니고 있고 각종 현수막에도 걸렸다.

한국당 관계자는 “‘홍찍자’ 바람을 영남권에서부터 충청권을 거쳐 수도권으로 몰아오겠다”고 했다. 홍 후보의 이른바 ‘영ㆍ충’ 공략 전략이다. 그러나 홍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갈수록 문재인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커진다는 보수층의 우려는 여전히 만만치 않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