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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밑 소도시, 귀농귀촌 1번지 된 비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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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인 경북 문경시 산양면 형천리로 2013년 귀촌한 김경란(50·여)씨는 이제 어엿한 기업 대표가 됐다. 그가 운영하는 ㈜문경미소는 문경 특산물인 오미자와 완도 특산물인 김을 이용해 기능성 ‘오미자김’을 개발했다. 오미자김으로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학교급식 납품을 하고 있고 우체국 쇼핑몰과 농협하나로마트 입점에도 성공했다. 올해는 러시아와 북미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정착과정 세분화 단계별 맞춤 지원 #지속적 화합교육, 원주민 갈등 해결 #매년 이주민 급증, 작년에만 548세대

청정미나리 하우스에 함께 모인 장덕근씨(맨 왼쪽)와 고윤환 문경시장(오른쪽 두 번째). [사진 문경시]

청정미나리 하우스에 함께 모인 장덕근씨(맨 왼쪽)와 고윤환 문경시장(오른쪽 두 번째). [사진 문경시]

#30년간 국토교통부에서 공무원으로 일해온 장덕근(63)씨. 그는 2011년 부인과 함께 문경시로 귀농해 ‘백두대간 문경새재 청정미나리’ 농사를 시작했다. 문경읍 요성리에 비닐하우스 5개 동을 설치한 뒤 지하 550m 천연암반수를 이용한 겨울철 미나리 시범재배에 성공했다. 요리사 출신인 부인이 미나리를 이용한 즙·분말·떡·튀김 등 다양한 먹거리를 개발했다. 농사에는 문외한이었던 장씨가 미나리 농사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문경시 귀농·귀촌 담당 공무원의 지도가 도움이 됐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저마다 ‘귀농·귀촌’을 장려하고 있지만 문경시는 ‘자타공인 귀농귀촌 1번지’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실시한 귀농귀촌 시책평가에서 전국 1위를 했다. 목표 대비 도시민 유치 달성률, 귀농귀촌박람회 참가 횟수, 도시민 초청 체험 프로그램 운영 횟수 등 정량적 평가 결과다.

실제로 문경으로 귀농하는 도시민들은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17일 문경시에 따르면 2013년 114세대(231명)였던 귀농귀촌 세대수는 2014년 252세대(509명), 2015년 383세대(668명)로 증가했다. 지난해엔 548세대(767명)를 기록했다.

소백산 자락에 위치한 인구 7만5000여 명의 소도시는 어떻게 도시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귀농귀촌 대상지가 됐을까.

문경으로 귀농귀촌한 도시민들의 성공은 우연이 아니라고 문경시 공무원들은 강조한다. 차별화된 귀농귀촌 지원정책과 맞춤형 교육이 기반이 됐다는 게 문경시 측의 분석이다. 특히 귀농귀촌인의 정착 과정을 세분화해 그에 맞는 지원을 한 것이 효과를 발휘했다. 시는 각 단계를 정주의향-이주준비-이주실행-이주정착 등으로 나눠 맞춤형 정책을 세웠다. 정주의향 단계에선 귀농귀촌박람회 개최, 이주준비 단계에선 귀농귀촌 코디네이터 운영, 이주정착 단계에선 귀농귀촌 선진지 견학을 하는 방식이다. 귀농귀촌인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원주민과의 갈등 문제도 3년간 24차례에 걸친 융·화합 교육을 통해 해결했다.

2004년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개통하는 등 교통 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귀농귀촌 희망자들이 문경으로 접근하기가 과거에 비해 매우 편리해진 것도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윤두현 문경시 농촌지원담당은 “문경시의 ‘맞춤형 귀농귀촌 지원사업’이 입소문을 타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문경시는 귀농귀촌인 대상 신규마을을 확대 중이다. 고윤환 문경시장은 “문경을 선택하는 귀농귀촌인들이 조기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도록 앞으로도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문경=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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