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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당신을 기부천사로 만들어주는 '착한 계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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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레.미.파.솔.라.시.도’

수인선 전철 숭의역 2번 출구 계단 #26번째 계단 밟으면 1인당 10원 적립 #연말까지 1000만원 기부금 조성 목표 #피아노 계단에 건강 문구도 있어

수원-인천을 연결하는 수인선 전철 숭의역 2번 출구 계단을 밟으면 나는 경쾌한 피아노 소리다. 이 곳의 계단은 단순히 피아노 음계 별로 소리만 울려나오는 것이 아니다. 계단을 이용하는 시민을 '얼굴없는 기부 천사'로 만들어 주는 '착한 계단'이다.

숭의역 2번 출구 계단은 모두 5개 구간 78개로 돼 있다.

1구간 계단(피아노계단)은 LED 조명과 함께 피아노 음계 소리가 나온다. 실로폰 소리로 바꿀 수도 있다.

나머지 2~5구간은 운동 및 금연 권장 등 심뇌혈관질환 예방 관련 메시지가 적혀 있다. 구간별 마지막 계단(오름 기준)에는 LED 조명과 함께 ‘뿌잉~’이라는 게임 효과음이 나오도록 만들었다.

수인선 숭의역 2번 출구 계단. 계단 사이로 그림과 건강관련 문구가 적혀 있다. 임명수 기자

수인선 숭의역 2번 출구 계단. 계단 사이로 그림과 건강관련 문구가 적혀 있다. 임명수 기자

두 번째 구간 마지막 계단인 26번째 계단(오름 기준·내려올 때는 52번째)을 밟으면 ‘뿌잉~’ 소리와 함께 LED 조명이 켜진다. 동시에 계단 입구 왼쪽 벽면에 설치된 전광판의 숫자도 하나 올라간다. ‘+1’.

‘+1’은 ‘기부금 10원 적립’을 의미한다. 한 명의 시민이 에스컬레이터가 아닌 계단을 이용할 경우 10원이 적립되는 것이다. 26번째 계단을 밟을 때 인원수가 체크되고 기부 천사가 되는 것이다.

수인선 숭의역 2번 출구에 설치된 기부금 적립을 알리는 전광판. 시민들이 전철을 이용하기 위해 계단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 임명수

수인선 숭의역 2번 출구에 설치된 기부금 적립을 알리는 전광판. 시민들이 전철을 이용하기 위해 계단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 임명수

‘착한 계단’은 지난달 27일 만들어졌다. 인하대병원 인천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와 코레일 송도 관리역이 함께 설치했다. 지역사회 건강문화 확산과 사회공헌에 나서자는 취지다.

기부금은 인하대병원 교직원들의 급여 중 자투리 금액으로 조성된다. 자투리 금액은 인하대병원은 직원들의 동의를 받아 급여에서 10원 단위의 소액을 ‘사회공헌기금’ 형식으로 모아둔 금액이다.

연간 누적된 이용자 수를 기부금으로 환산해 연말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기부해 불우환자를 위한 치료에 쓰인다.

올해 연말까지 목표금액은 1000만원이다. 9일 오전 현재 누적이용객수는 1만7310명이다.

수인선 숭의역 2번 출구 계단을 한 시민이 아이와 함께 오르고 있다. 임명수 기자

수인선 숭의역 2번 출구 계단을 한 시민이 아이와 함께 오르고 있다. 임명수 기자

기자가 지난 7일 오후 5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지켜봤더니 2번 출구 계단을 이용한 시민(에스컬레이터 이용객 제외)은 113명이었다. 이 중 계단을 올라간 시민은 4명이었다. 아직 참여자가 적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계단을 내려온 김민지(23·여)씨는 “바쁘지 않으면 가끔 걸어서 올라간다”면서도 “기부금이 적립되는 줄 몰랐다. 앞으로 자주 이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계단을 오른 이수영(39·여)씨는 “기부금이 적립된다는 내용을 보고 아이와 함께 걸어서 올라왔다”며 “건강도 챙시고 아이들 돕는다는 생각에 힘들지만 기분은 좋다”고 말했다.

김동수 코레일 송도관리역장은 “수인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건강과 기부문화 확산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승익 인하대병원 진료부장은 “앞으로도 인하대 병원과 코레일이 지역사회의 건강문화 형성과 사회공헌을 위해 다양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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