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외무성 대변인 추가도발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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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3일 밤 “어떤 사변들이 일어날 지 곧 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과 연루된 기업 1곳(백설무역)과 북한 국적인 11명을 추가로 제재키로 한 데 대한 반응이다. 

외무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미국이 우리(북한)에 대한 제재압박 소동을 또다시 벌여 놓고 있다”며 “미 국회와 재무성(재무부)의 이러한 제재 망동은 미국의 침략적인 합동군사연습으로 가뜩이나 긴장한 조선반도 정세를 폭발 전야로 몰아가는 대결책동”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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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미국이 악착스럽게 제재소동에 매달리는 것은 우리가 사회주의 기치를 내리지 않고 저들의 강권과 전횡에 굴복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미국이 그 무슨 제재 따위로 우리의 핵 억제력을 빼앗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그보다 더 큰 망상은 없다”고 밝혔다.  

"어떤 사변들이 일어날 지 곧 보게 될 것" #1~3차 핵실험 예고했지만 4일 현재 핵실험 언급은 없어 #일각선 ICBM 발사 가능성 전망 #태영호 "북, 위협느끼면 핵무기 탑재한 ICBM 미국에 사용할 것"

대변인은 “우리 공화국에 대한 무분별한 제재놀음을 우리가 어떤 사변들로 짓뭉개 버리는지 세계는 곧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성명, 담화, 기자와의 문답 형식 등으로 핵과 관련한 북한의 입장을 외부에 밝혔다.

특히 1~3차 핵실험을 앞두곤 “핵시험(실험)을 하게 될 것”이라며 핵실험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4일 현재 핵실험과 관련한 외무성 대변인의 언급은 없다. 이날 입장 발표도 성명이나 담화보다 무게가 가벼운 문답 형식을 택했다. 또 ‘사변’이라는 표현을 쓰며 추가도발 의지를 보였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지난해 1월과 9월 실시한 4ㆍ5차 땐 예고나 사전 징후를 보이지 않고 기습적으로 핵실험을 했다”며 “이번에도 예고가 없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월 1일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준비가 막바지에 들었다고 했고, 북한이 핵개발 보유를 주장하고 있는만큼 핵실험으로 이목을 끌고 미사일을 쏘는 방식도 예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는 미국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김정은이 탱크(공격) 등 어떤 종류이든 간에 미국으로부터의 위협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는 핵무기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사용할 것”며 “김정은이 핵무기와 ICBM에 기대어 필사적으로 권력을 유지하고 있는만큼 세계는 김정은을 다룰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또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최종적이고 진정한 해법은 김정은을 권좌에서 제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용수ㆍ김록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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