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일 기온 70년 간 빠르게 상승...3.9도 오른 곳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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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회 식목일(4월 5일)을 앞두고 봄철 나무 심기 기간을 맞아 15일 대구시 달서구 대천동 대명천 수림지 제방에서 나무 심기 행사가 열렸다. 지역주민과 달서구청 관계자 100여명이 참여해 산수유나무 260그루를 심고 있다. 대구=프리랜서 공정식 / 2017.03.15

제72회 식목일(4월 5일)을 앞두고 봄철 나무 심기 기간을 맞아 15일 대구시 달서구 대천동 대명천 수림지 제방에서 나무 심기 행사가 열렸다. 지역주민과 달서구청 관계자 100여명이 참여해 산수유나무 260그루를 심고 있다. 대구=프리랜서 공정식 / 2017.03.15

식목일인 4월 5일의 기온이 지구온난화로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나무를 심기에는 부적당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산림청은 70년 이상 이어져 온 상징성을 고려해 식목일을 앞당기는 데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31일 민간기상사업체인 케이웨더가 서울 등 6개 도시의 기온변화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서울의 식목일 평균기온은 식목일이 제정됐던 1940년대보다 2.3도가 상승했다.

<표. 6대 도시 식목일 평균기온 변화 추세>

*자료: 케이웨더

*자료: 케이웨더

식목일은 미군정 당시인 지난 1946년 4월 5일로 지정됐다.
40년대에 비해 강릉의 기온은 3.9도, 부산은 2.3도가 상승했다.

*자료: 케이웨더

*자료: 케이웨더

*자료: 케이웨더

*자료: 케이웨더

40년대에는 제주도를 제외한 5개 도시 모두 평균기온 10도를 밑돌았으나, 70년대 이후 대체로 평균기온 10도를 웃돌고 있다.

케이웨더, 전국 6개 도시 기온변화 분석 #1940년대 제정 당시보다 서울 2.3도 상승 #식물학자들 "3월 하순으로 앞당겨야 "지적 #산림청은 "상징성 고려해 지금대로" 주장 #

반대로 식목일 제정 당시 4월 5일의 기온은 훨씬 앞당겨져 최근에는 3월 중순 경에 나타나고 있다.
서울의 경우 40년대 식목일 기온을 현재의 평년값(1981~2010년 30년 평균값)과 비교했을 때 약 7일 이른 3월 29일경에 나타났고, 최근 10년 동안에는 약 19일 이른 3월 17일경으로 나타났다.

6개 도시 중 가장 많이 빨라진 지역은 강릉이다.

40년대 식목일 기온을 평년값과 비교하면 약 20일 이른 3월 16일경과 같았고, 최근 10년 동안에는 평균 24일 빨라진 3월 12일경과 비슷했다.

한편 국립산림과학원은 90년대 중반부터 나뭇잎이 나는 시기와 땅속 온도를 측정해 분석한 결과, 평균기온이 6.5도일 때 나무 심기에 가장 알맞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의 경우 평년값 기준으로는 일(日)평균기온이 처음 6.5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날이 3월 19일이었고, 최근 10년만 놓고 보면 3월 16일로 더 앞당겨졌다.

서울지역에서 나무 심기에 적당한 시기          *자료: 케이웨더

서울지역에서 나무 심기에 적당한 시기 *자료: 케이웨더

이 기준으로 보면 제주도는 평년 기준으로 2월 12일, 최근 10년 기준으로는 2월 1일에 나무를 심는 것이 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지역에서 나무 심기에 적당한 시기         *자료: 케이웨더

제주지역에서 나무 심기에 적당한 시기 *자료: 케이웨더

일부 식물학자들 4월에는 이미 꽃과 눈이 틔기 시작해, 이 때 뿌리를 건드리면 나무가 고사할 우려있는 만큼 3월 27~28일경으로 식목일을 바꾸는 게 맞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반면 산림청은 식목일이 올해로 71회째를 맞는데다 식목일 변경에 따른 행정력 낭비와 홍보비용, 70년이 넘는 역사성과 제정 동기 등을 고려 현행 유지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강찬수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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