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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심사 D-1, 지지자들 사흘째 밤샘농성

중앙일보

입력

“대한독립 만세! 대한독립 만세! 대한독립 만세!”
서울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선 이른 새벽부터 만세삼창 소리가 들려왔다. 새벽 3시에 바이올린을 들고 나타난 정모(51ㆍ여)씨는 찬송가 ‘복의 근원 강림하사’,‘나 같은 죄인 살리신’등을 연주한 후 “하나님은 태극기 물결 편에 설 것이다”고 외쳤다.

29일 새벽.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에 모인 지지자들은 '구속 반대'를 외쳤다.

29일 새벽.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에 모인 지지자들은 '구속 반대'를 외쳤다.

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하루 앞두고 자택 앞 밤샘 지지자는 40여명으로 늘어났다. 경찰과 취재진을 향해선 “너희들도 공범이다. 무슨 낯짝으로 여기에 서 있느냐”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28일에는 허모(65)씨가 촬영 중인 카메라 기자를 향해 “그만 찍으라니까 왜 자꾸 찍느냐”며 벽돌을 들고 달려들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한편 오후 1시쯤 자택 앞에 나타난 류모(57)씨는 ‘박근혜를 구속하라. 공정한 법 집행하지 않으면 나의 손가락을 자를 것이다’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채 “박근혜를 구속하라”고 외쳤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의 충돌을 우려한 경찰은 류씨를 자택에서 200m 떨어진 곳으로 끌고 나갔다.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에 나타나 "박근혜를 구속하라"고 외친 남성. 여성국 기자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에 나타나 "박근혜를 구속하라"고 외친 남성. 여성국 기자

자택 주변 긴장감이 고조되자 동네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삼릉초등학교 학부모 박모(38ㆍ여)씨는 “사람들이 점점 더 이상해지는 것 같다. 엊그제는 바바리맨까지 나타났다고 들었다. 아이들이 걱정돼 경찰에 탄원서까지 냈는데도 달라진 게 전혀 없다.”고 말했다. 동네주민 이모(61)씨는 “최근에는 새벽에 조금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이번 주부터 다시 시끄러워졌다. 5시 이후에 잠을 잘 수가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오를 기준으로 배치병력을 기존 3개 중대에서 6개 중대(500여명)로 늘렸다. 경찰 관계자는 “영장실질심사를 하루 앞두고 각종 돌발변수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계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관ㆍ여성국 기자kim.minkwan@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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