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박 전 대통령이 줬던 사업제안서는 수준 이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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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황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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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에서 28일 열린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재판에서 황창규 KT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안 전 수석이 제시한 연구용역 사업과 중소기업의 기술은 수준 이하였다”고 말했다.

최순실·안종범 재판에 증인 출석 #“전혀 수용할 수 없는 상식 밖 내용”

증인으로 출석한 황 회장은 “지난해 2월 박 전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 자리에서 더블루K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의 사업제안서를 받았다. 제안서는 전혀 수용할 수 없는 상식 밖의 이야기였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안 전 수석으로부터 ‘피어링포탈이라는 벤처기업의 기술을 KT 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해 달라’는 요구를 받았는데 내용 자체가 부실했다. 수준 이하의 제안을 계속 하는 것을 보고 대통령 지시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피어링포탈을 설명하며 “‘최씨가 조카에게 먹고살 거리를 챙겨주기 위해 소개한 업체’라는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의 진술이 있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삼성전자 기술총괄 사장과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을 역임한 정보기술(IT) 전문가다. 그가 2002년에 “반도체의 메모리 집적도가 1년마다 두 배로 증가한다”는 가설을 내놓자 학계에서 이에 ‘황의 법칙’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날 오후 재판에 증인으로 선 안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이 ‘기업당 30억원씩 출연받아 총 300억원 규모의 문화·체육재단을 설립하라’고 지시했다. 재단의 기본재산 비율을 늘린 것도 박 전 대통령”이라고 증언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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