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첫 영어절대평가 "무작정 '쉬울 것' 생각 말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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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서울 이화여고 수능 고사장에서 감독관이 수험생들에게 시험에 사용되는 볼펜을 나눠주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해 11월 서울 이화여고 수능 고사장에서 감독관이 수험생들에게 시험에 사용되는 볼펜을 나눠주고 있다. [중앙포토]

28일 수능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18학년도 수능 기본계획을 공개했다. 올해 수능의 가장 큰 변경사항은 영어 절대평가다. 학생들의 과도한 학습부담과 사교육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로 올해부터 영어 영역이 원점수에 따라 9등급으로 나누는 절대평가로 시행된다.


평가 방식은 달라지지만 내용과 형식의 변경사항은 없다. 영어는 간접 말하기를 포함한 듣기평가와 간접 쓰기를 포함한 읽기 평가로 구성되며, 문항 수, 배점, 문항 유형, 70%이상 EBS연계 교재의 지문을 활용하는 등 전년도와 차이가 없다.

교육과정평가원, 올해 수능계획 발표 #절대평가 도입된 영어, 문제 유형은 변화 없어 #'쉬운 시험' 속단은 금물, 등급 갈리면 낭패 #영어 1, 2등급 학생 수 늘고 정시 영향력 줄 듯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수석연구원은 “영어절대평가라는 말을 쉬운 시험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1, 2등급을 받는 학생의 수가 예년에 비해 늘어날 것과 정시에서의 영향력이 줄어든 것은 분명하나 영어 공부에 소홀했던 학생들은 까다로운 문제가 나왔을 때 당황하여 시간 배분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생각하지 못했던 점수를 받을 수 있으니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교육평가연구소장도 “영어가 절대평가라고 해도 무작정 쉽게 나오리라고 예단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절대평가라고 해도 교육부가 ‘EBS 지문을 그대로 활용’하는 문항 유형을 제한하기로 한 방침을 유지된다. 즉, 한글 해석본 암기로 풀이가 가능한 유형(대의 파악, 세부정보)의 문항은 ‘EBS 지문을 그대로 활용’해 출제하지 않도록 제한한다. 낯선 지문이 늘어남에 따라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2016 수능, 2017 수능 정도는 아니겠지만 어느 정도로 변별력이 있을 수 있다.

이만기 소장은 “상위권 학생도 또한 고난도 문제를 다 맞히고서도 의외로 쉬운 문제에서 틀려 등급이 바뀌는 경우가 있으므로 연습 문제를 풀 때도 실수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위권 역시 고난도 유형을 맞힐 수 있느냐가 등급을 결정하기 때문에 평소 EBS 방송교재를 공부할 때 고난도로 출제하기 쉬운 빈칸과 간접 쓰기로 변형 가능한 지문들을 집중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또한 정시에서 영어 영향력이 낮아져 상위권 대학은 국어, 수학, 탐구 성적으로 판가름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만기 소장은 “절대평가의 의도대로라면 기존 상대평가 체제에 비해 상위 등급을 받는 수험생이 증가하면서 영어 영역 영향력은 대체로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상위권 대학의 경우 정시 모집은 수능 영어 영역을 제외한 국수탐 영역의 성적으로 합격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천인성 기자 guch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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