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찾고도 돈 때문에 숨긴 악덕 흥신소 직원들

중앙일보

입력

의뢰받은 실종자를 찾고도 가족에게 알리지 않고 돈을 빼앗은 흥신소 직원들이 구속됐다.

지적장애 20대 데리고 다니며 800만원 대출받아 가로채

충남 아산경찰서는 실종자를 찾은 뒤 불법으로 대출을 받게 해 가로챈 혐의(약취유인 등)로 흥신소 직원 A씨(42) 등 3명을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적장애인 B씨(27) 가족은 지난 12일 흥신소에 “가족을 찾아달라”고 의뢰했다. B씨는 지난 8일 다니던 회사에서 말다툼한 뒤 사라진 상태였다.

A씨 등은 위조한 경찰신분증을 이용해 지난 17일 목포터미널 인근에서 B씨를 발견했다. 그러나 A씨 등은 이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지 않고 일주일간 B씨를 데리고 다니며 대부업체에서 800만원을 대출받아 가로챘다. B씨 가족은 “B씨가 적금을 해지하려는데 이상한 남자와 함께 있다”는 은행 관계자 연락을 받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B씨가 인출한 서울과 부산, 목포, 광주 등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 A씨 일당을 검거했다. 조사 결과 A씨 등은 경찰 수사를 대비해 “집에 가기 싫다”는 B씨 음성을 녹음하고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삭제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실종자가 발생하면 흥신소에 의뢰하지 말고 신속하게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산=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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