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전기요금 5600만원 ‘폭탄’이유 알고보니

중앙일보

입력

[사진출처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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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영업자가 한전의 실수로 월 5600만원의 전기요금 ‘폭탄’이 부과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17일 한전 등에 따르면 이달 초 자영업자 김모씨는 2월 전기요금으로 5621만1090원이 계산된 고지서를 받았다.

김씨는전기요금 자동이체를 신청한 상태여서 미처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지 못한 사이 통장 잔액 1000여만원이 빠져나갔다.

평소의 수십 배에 달하는 전기요금을 물게 된 김씨는 한전에 확인을 요청했고 그 결과 전기 사용량을 잘못 계산하면서 벌어진 일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전은 저압의 경우 전기 사용량에 단가를 곱해 요금을 산정하지만, 고압은 월간 최대 수요전력(피크)을 실시간으로 측정해서 전월 대비 증가·감분을 감안해 기본요금을 정한 후 여기에 사용량에 대한 요금을 더해 최종 전기요금이 결정된다.

하지만 지난달 검침원이 김씨가 사용한 전력의 피크 값을 실수로 한 자릿수 늘려서 기재하는 바람에 44만4425원이 돼야 했을 기본요금이 4800만원으로 100배 넘게 뻥튀기가 됐고, 요금 총액은 5600만원 넘게 치솟은 것이다.

일반적으로 전기요금에 급격한 변동이 있는 경우 '이상고객'으로 분류해 한전 담당자가 원인을 파악하지만, 이런 시스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한전 관계자는 “전적으로 우리의 실수"라면서 "출금된 금액과 이 기간의 이자를 돌려줬다”고 말했다.

김씨는SNS를 통해 “5600만원을 출금해갔지만, 상담시간이 아니니 내일까지 기다리라는 답변만 들었다”며 이 같은 사정을 알렸다.

김씨는"전화 통화를 약속했지만 정해진 시간에 연락을 받지 못했다. 추후에 다시 문의하니 슬쩍 수정한 정상요금을 안내했다"며 한전의 일 처리를 지적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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