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매출 100만원"…텅 빈 청주공항 면세점도 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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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청주공항 국제선 대합실이 한산하다. 청주~중국 정기노선은 8개에서 2개로 대폭 줄었다. 최종권 기자

15일 오전 청주공항 국제선 대합실이 한산하다. 청주~중국 정기노선은 8개에서 2개로 대폭 줄었다. 최종권 기자

 중국의 한국관광 금지령이 내려진 15일 오전 11시 청주공항 대합실. 국제선 발권 부스와 대합실 좌석이 텅 비어 있었다. 청주공항은 이날부터 국제선 정기노선 8개 중 6개 노선이 일시 중단 또는 중단됐다. 남아있는 노선은 중국 항저우(杭州)·옌지(延吉) 등 2개 노선으로 대폭 줄었다.
 공항 국제선 출입구 전광판엔 청주~옌지행 오후 1시30분 비행편만 유일하게 보였다. 이날 출발·도착 예정이던 닝보(寧波)·선양(瀋陽) 비행편은 이날 운항이 중단됐다. 사업차 옌지를 간다는 조규원(62) 대표는 “사드 배치로 인해 중국 현지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직원들의 말을 듣고 급하게 비행기 표를 끊었다”며 “항공 노선이 준 것도 문제지만 한국 기업에 대한 제재 수위가 높아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서울에서 세안제를 생산하고 있다. 올초 홍콩에 제품을 출시한 뒤 지난 2월부터 중국 칭다오(靑島)·옌지로 사업을 확장하려고 계획했다. 조 대표는 “3월부터 입국 심사도 까다로워지고 현지 바이어들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등 기류가 심상치 않다”고 했다.
 청주공항 국제선 노선은 중국인 의존도가 크다. 청주공항이 만년 적자공항에서 지난해 첫 흑자를 달성한 비결도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덕이 컸다. 2015년 청주공항을 통해 들어온 외국인 이용객 39만483명 중 중국인은 98.6%(38만5012명)을 차지했다. 지난해 역시 44만9589명 중 99.4%(44만6734명)으로 중국인이 대부분이다. 중국의 한국관광 금지 조치 이전까지 국제선 정기선 노선 9곳 중 8곳이 중국행이었다.

15일 오전 청주공항에 있는 면세점이 텅 비었다. 2014년 12월 문을 연 이 면세점은 지난해 3월 대비 매출이 70%이상 줄었다. 최종권 기자

15일 오전 청주공항에 있는 면세점이 텅 비었다. 2014년 12월 문을 연 이 면세점은 지난해 3월 대비 매출이 70%이상 줄었다. 최종권 기자

 공항면세점은 울상이다. 허지숙(55·여) 청주공항 시티면세점 점장은 “3월 매출이 지난해 대비 70% 정도 줄었다”며 “어제 하루 매출이 100만원에 불과했다. 면세점 운영을 하려면 최소 500만원의 매출은 돼야하는데 이대로 가다간 한 달도 못 버티고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허 점장은 “비행기마다 180명씩 탔던 중국인 탑승객 수도 절반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충북도 공항지원팀 관계자는 “전세기 중단에 이어 중국 정기노선의 운항이 중단되면서 공항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난해 11월부터 중국인 이용객이 크게 줄어들면서 어려움을 느낀 항공사들이 운항을 중단하거나 운항 편수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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