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리포트] 대학가에 차이나타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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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에서 ‘??(왕빠·PC방)’ ‘台球?(타이치우창·당구장)’ 등의 한자 간판을 발견하는 건 어렵지 않다. 중국 유학생이 늘면서 대학 주변엔 ‘작은 차이나타운’이 들어서기도 한다. 2003년 5000명 수준이던 한국 내 중국인 유학생 수는 지난해 6만136명으로 12배 늘었다. 한국 내 외국인 유학생(10만4262명)의 과반이 중국인 유학생이다. 정부는 2004년부터 외국인 유학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스터디 코리아 프로젝트’를 추진해 오고 있다. 2014년에는 “2020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20만 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서울의 한 대학에서 수업을 들으며 중국인 유학생과 친해졌다는 한모(28)씨는 “중국의 정치 문화에 대해 이해하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중국인 유학생 6만 명, 13년 새 12배 #한국 선택한 이유 1위 “입학 쉬워서”

그러나 유학생이 늘어난 만큼 한·중 청년 간 이해가 깊어지고 교류가 증가했는지는 미지수다. 양적 팽창에 몰두하거나 일부 대학이 부족한 신입생을 중국인 유학생으로 채워 ‘등록금 장사’를 하느라 학업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학생들을 받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 한 조사에 따르면 중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입학이 쉬워서’(23.7%)였고, ‘학비가 싸다’(18.3%)는 응답이 두 번째였다. 준비가 부족한 유학생 유치는 오히려 양국 간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 2013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중국인 유학생 56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인에게 한국 유학을 권유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중국인 유학생 중 23.3%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일본 유학의 경우 8.5%만이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윤재영 기자 yun.jae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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