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쏙] '학교는 즐거운 곳' 알려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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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속에 따뜻함이 묻어있네요. 자세히 들여다보니 연산홍 가지에 꽃눈이 제법 통통해졌구요. 예비소집엔 잘 다녀오셨는지요? 아이에게 초등학교 입학은 중대한 환경 변화지만 입학하는 첫날부터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랍니다. 부모님의 세심한 배려와 관심이 있을 때 어린이가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하게 되고 첫 출발도 힘차게 될줄로 생각합니다. 입학식을 기다리는 3주일 동안 가정에서 미리 해두면 좋을 일들을 몇가지 적어봅니다.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갖도록 도와주세요. 일찍 자고 일어나기, 제 시간에 아침밥 꼭 먹기(밥을 먹지 않고 등교하는 어린이들은 오전에 활력이 없답니다), 이닦기, 등교 전에 화장실 가기 등을 지금부터 실천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시력검사, 구강검사, 예방접종인 DPT와 MMR 추가접종은 하셨는지요?

◆ 스스로 자기 할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아낌없이 칭찬해주세요. 혼자 밥먹기, 자기 물건 챙기기, 정리정돈 하기 등을 처음에는 부모님이 도와주다가 점차 혼자 하도록 해주세요. 칭찬과 격려로 북돋워줄 때 자기 물건을 스스로 챙겨 학교에 다니는 능력을 얻게 되고, 그것이 곧 자기주도적인 학습력을 가진 공부 잘하는 아이가 되는 지름길이랍니다.

◆ 학교에서 만날 즐거운 일들을 미리 들려주고 입학 전 학교 시설을 두루 견학시키는 것도 새 환경에 대한 자신감을 줍니다. 또 학교는 시간에 맞춰 가는 곳, 화장실과 수돗가에서 줄서는 것, 학교에서 화장실에 가고 싶을 때는 손들고 말하기 등의 규칙을 미리 이야기해 주세요. 선생님은 학교생활을 도와주는 사람으로, 또래 친구들은 같이 공부하고 놀기도 하는 대상이라는 긍정적 인식을 갖게 해 주세요. "말 안 들으면 학교에 가서 선생님께 혼난다"는 식의 꾸중은 학교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게 한답니다.

◆ 자녀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고 질문도 하면서 차분하게 살펴보세요. 자기 생각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자신있게 말하는 태도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주의깊게 듣는 태도가 형성되면 학교생활에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저녁 시간을 이용하여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이나 읽은 책의 내용을 이야기하게 해 주세요.

◆ 학용품 구입은 학교에 입학한 후 천천히 안내에 따라 구입하세요. 가방은 대부분의 교실에 사물함이 있으므로 웬만한 준비물은 사물함에 넣어두고 쓰면 되고, 1학년의 체력과 체격을 고려할 때 큰 책가방보다는 가볍고 작은 것이 좋습니다.

◆ 자녀의 올바른 성장은 학교와 가정이 같은 목적을 향해 같은 방법으로 함께 할 때 더 많이 이룰 수 있습니다. 선생님을 부모님이 신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자녀도 교사를 믿고 따릅니다. 어린이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므로 혹시 자녀에게 변화가 있다면 서면이나 전화로 교사와 주저없이 상담해야 문제를 일찍 해결할 수 있답니다.

박옥란 광남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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