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진 주식형펀드 운용사 수익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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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증시가 올 들어 급격한 조정을 받으며 출렁이는 가운데 주식형 펀드를 굴리는 운용사들의 성적표도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 수익률이 높았던 운용사들의 순위가 급락하는가 하면 중위권에 처졌던 회사가 선두권에 오르기도 했다. 한편 주식형 펀드 전체적으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중이지만 코스피 지수보다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운용사별 수익률 엇갈려=펀드평가회사 제로인이 올들어 지난 3일까지 성장형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을 운용사별로 취합해 조사한 결과 랜드마크자산운용이 1.56%의 수익률로 1위를 가록중이다. 랜드마크는 조사 대상이 된 28개 운용사 중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

이어 조흥투신운용(-0.54%),칸서스자산운용(-0.61%),PCA투신운용(-0.64%),대신투신운용(-1.0%) 등이 -1% 이내의 수익률로 하락장 속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조사에 따르면 올 들어 운용사별 실적은 지난 한 해의 성적과는 다소 엇갈렸다. 랜드마크자산운용의 경우 지난해는 조사 대상 회사 중 11위로 중위권이었고 조흥투신운용도 13위에 머물렀지만 올 같은 하락장에선 빛을 발했다. 반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회사들은 변동성이 커진 장세 속에서 별 재미를 못 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위였던 칸서스자산운용이 3위를 달리고 있는 것을 빼면 지난해 수익률 상위 5개사 대부분이 중하위권의 성적을 기록중이다.

압도적인 수익률로 중소형주 펀드 바람을 일으켰던 유리자산운용은 7위에 그쳤고 설정액 규모 1.2위에 수익률도 2.3위를 나란히 기록하며 지난해 주식형 펀드 시장을 이끌었던 미래에셋자산운용(-4.25%,23위)과 미래에셋투신운용(-4.17%,22위)은 하위권으로 밀려난 상태다. 지난해 5위를 기록한 KB자산운용도 현재까지는 최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가치 투자가 하락장서 빛나=전문가들은 운용사별 실적이 엇갈린 이유를 올 들어 두드러진 중소형주의 추락에서 찾았다. 제로인 최상길 상무는 "지난해 대형주보다 평균 두 배 넘게 오른 중소형주들이 조정장에서는 훨씬 큰 폭으로 떨어졌는데 이것이 펀드 수익률에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며 그러나 "한 달 남짓한 기간만 비교해서 회사별 운용 능력이 차이난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올 들어 성적이 저조한 운용사들은 상대적으로 중소형주.성장주.테마주 등 지난해 상승폭이 컸던 종목들을 많이 편입한 펀드의 수가 많은 편이다.

그러나 운용사들이 시장의 변화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반영했느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랜드마크자산운용 최홍 사장은 "주가가 폭락 기미를 보일 때 펀드 편입 종목을 가치주 중심으로 발 빠르게 교체한 것이 수익률 방어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조사 대상이 된 354개 펀드들의 평균 수익률은 -3.07%를 기록중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4.01%,코스닥지수는 11.8%나 떨어진 것에 비하면 여전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셈이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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