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수정주의 이론으로 정당화 중공서 대두된 「사회주의 초급단계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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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홍콩=박병석특파원】중공은 25일 개막된 제13차 당대회에서 「사회주의 초급단계」 라는 새로운 이념적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워 등체제가 조심스럽게 추진해온일종의 수정주의를 정당화시키려하고 있다.
조자양 당총서기는 25일개막식 보고연설에서 사회주의 초급단계론이 중공이추진해왔고 앞으로도 추진해나갈 모든 적책의 기준이 될 「창조적 이론」이라고 설명했다.대공보도 이날 1면기사제목에서 사회주의 초급단계론은 「백연대계」라고 특필했다.
중공측 설명에 따르면「사회주의 초급단계」론이란 마르크스사상을 중공의 실정에 맞게 조정한다는 이른바「중국적 특색을 갖춘 사회·주위」의 바탕을 제공한다.
「사회주의초급단계」란 말그대로 중공은 분명히 사회주의사회에 진입했지만 그수준은 성숙된 사회주의사회가 아닌 초급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마르크스」-「엥겔스」에 따르면 사회주의는 선진자본주의의 기초를 거쳐서 발전하는것인데 중공의 경우 반식민지·반봉건적 사회를 벗어난,상태에서 형성된 것으로 생산력이 낙후된데다 상품경제도 발달되지않은 단계에 처해있기 때문에 중공도 일단 경제적으로 선진자본주의적 토대를 마련하자는 말로 거꾸로 해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중공에서는 「마르크스」-「엥겔스」가 미처 예상못했던 상당히 긴 세월의「초급단계」를 거쳐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런 중국적 역사현실을 무시하고 50년대후기부터「대약진」운동과 「인민공사」운동을 벌였기 때문에 중공경제가 20년은 정체했다고 신화사가 발행하는 요망최근호는 강조하고 있다.
조총서기는 25일 중공이50년대 사회주의개조를 기본적으로 완성한때부터 계산해 사회주의 현대화를 실현할때까지는『최소한 1백년의시간을 필요로 하는데 이 기간은 모두사회주의 초급단계에 속한다』고 정의했다.
중공은 이 시기에 있어서의 주요모순은 계급투쟁이 아니라 날로 증대되고있는 국민들의 물질문화에대한 욕구를 충족시키지못하는 낙후된 사회생산력간의모순이라고 선언하고 있다.
따라서 현단계에서 중공이 시급히 해결해야될 과제는 시장경제를 발전시키고 노동생산성을 제고시켜 4개현대화를 이룩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계급투쟁은 일정한 범위내에서 장기적으로 지속해가지만 이미 주요 모순 은아니라는 것이다.
요컨대 경제력이 낙후된중공의 현실을 감안할 때,「마르크스」 -「엥겔스」가 말하는 사회주의를 실시하기에는 부적합하니 우선 경제력을 발전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이를 위해 자본주의적 방법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부정하는 것은 「좌」적 착오로 규정한다.
그러나 비록 초급단계라해도 사회주의국가임에는 틀림없으니 자본주의자유학, 또는 전면적인 서구학(전반서화)를 주장하는 것은「우」적 착오로 본다.
최근 등소평를 비롯한 중공고위지도층과 중공매스컴들은 우적 착오보다는 좌적 착오에 대한 폐단을 강조하고 있다.
개혁· 보수양파는 「사회주의초급단계」론 설정에는 합의했으나 앞으로 좌적 착오나 우적 착오에 대한 해석을 둘러싸고 적잖은 논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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