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TV·폰에 악성코드 심어 감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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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IT 기기를 대량으로 해킹해 감청에 활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는 7일(현지시간) 문서 8761건을 CIA 기밀 문서라며 공개한 뒤 “CIA는 악성코드를 원거리에서도 조종할 수 있는 기술을 무기화해 일반 소비자의 스마트TV, 스마트폰 등 가전기기를 감청에 이용했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 CIA 문서 8761건 공개 #스마트폰·스마트TV 등 해킹 후 #가짜 꺼짐 상태서 대화 수집해 전송

이날 폭로된 위키리크스 문서들에 따르면 CIA는 다양한 종류의 악성코드를 개발해 전 세계 정보활동에 활용해왔다. 특히 스마트폰, 스마트TV 등 가전제품이 악성코드의 주된 표적이었다. 위키리크스는 “CIA는 지난해 말까지 가전제품을 감염시키기 위해 1000여 개의 해킹 무기를 개발했다”며 대표적인 사례로 삼성 스마트TV 해킹을 거론했다. 위키리크스는 이어 “CIA는 영국 정보기관 MI5와 공동 개발한 악성코드 ‘우는 천사(Weeping Angel)’로 삼성 스마트TV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 악성코드에 감염된 TV는 이용자가 전원 버튼을 눌러도 꺼지지 않고 ‘가짜 꺼짐(Fake-Off) 상태’를 유지한 채 방에서 들리는 소리를 수집한 뒤 CIA의 기밀 서버로 전송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IA는 이와 비슷한 수법으로 애플 아이폰과 HTC 등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도 감염시켜 감청에 활용했다고 위키리크스는 주장했다. CIA 측은 위키리스크의 주장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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