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땅값 고공행진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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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대구시 달서구에서 식당을 하는 김모(42·남구 대명동)씨는 요즘 매일 같이 달성군 가창면을 찾는다. 도심 외곽에 있는 적당한 임야나 대지를 구입하기 위해서다. 그는 “부동산 거래가 뜸한 지금이 투자의 최적기라며 주변에서 여유 자금이 있으면 땅을 사두라고 권유해 매물을 보고 있다”며 “요즘 땅 보러 다니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공시지가 대구 6.88%, 경북 6.9%↑ #대구는 17개 시·도 중 상승률 5위 #저렴한 매물 찾아 ‘여유 자금’ 투자 #도시철도 연장 등 개발 기대 여전

올 들어 대구 땅값이 많이 올랐다. 작년보다 7% 가까이 뛰었다. 부동산 거래가 불황이라지만 땅을 보러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 이유다. 여유 자금을 땅에 묻어두기 그리 나쁘지 않은 환경인 셈이다.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연장 등 다양한 부동산 경기 호재가 지역 땅값 상승을 견인 중이다. 대구시는 2일 “국토교통부가 올해 1일 1일 기준 대구 표준지공시지가(표본 조사대상 1만3235필지)를 조사한 결과, 작년 대비 6.8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땅값 상승률로 다섯번째 높은 것이다. 올해 표준지공시지가 전국 평균 상승률은 대구보다 낮은 4.94%다.

지역별로는 수성구의 땅값이 가장 많이 올랐다. 작년 대비 8.46% 뛰었다. 수성의료지구 분양 호조, 도시철도 3호선 주변 부동산거래활성화가 땅값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달성군(8.39% 상승)이 뒤를 이었다. 현풍면과 유가면 725만8000㎡ 부지에 들어설 예정인 대구테크노폴리스, 도시철도 1호선 연장이 호재로 작용했다. 대곡공공주택지구 시행 호재가 있는 달서구(8.26%)와 공군기지 이전을 앞둔 동구(6.49%)가 다음을 차지했다. 북구(4.76%)와 남구(4.61%), 중구(4.06%)도 고르게 땅값이 올랐다.

경북의 땅값은 대구보다 더 흐뭇하다. 경북 경산에서 자동차부품 제조공장을 운영하는 박준석(32)씨는 요즘 틈만 나면 포털사이트에서 경북 부동산 경매 현황을 검색한다. 저렴하게 나온 매물이 있으면 하나 사둬야겠다는 생각에서다. 특히 통합 대구공항 이전지역으로 거론되는 군위군 일대의 부동산이 최대 관심 매물이다. 그는 “평상시엔 포털사이트에서 군 단위 지자체 부동산 매물은 하루 조회수가 1000건을 잘 넘지 않는데 요즘은 2000건을 훌쩍 넘긴다”며 “경북 부동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은 작년보다 6.9% 땅값(표본 조사 대상 6만7094필지)이 올랐다. 전국에서 네번째 높은 상승률이다. 상주∼영덕 고속도로 개통, 경북도청 이전신도시 준공, 예천 녹색문화 상생벨트 조성 등 부동산 경기 호재 덕분이다.

그렇다면 대구경북의 최고 금싸라기 땅은 어디일까.

대구는 중구 동성로2가 법무사회관 부지다. 1㎡당 2460만원의 표준지공시지가를 기록했다. 작년에도 법무사회관 부지는 최고가였다. 경북은 포항시에 금싸라기 땅이 있다. 포항시 북구 죽도동 597-12(개풍약국). 1㎡당 1230만원이다.

제일 땅 값이 싼 곳은 어디일까. 대구는 1㎡당 280원인 달성군 가창면 상원리 산175다. 경북은 안동시 남선면 원림리 산141 임야다. 1㎡당 210원이다.

표준지공시지가는 국토교통부 홈페이지(www.molit.go.kr) 또는 해당토지 소재지의 시·군·구 민원실에서 오는 24일까지 열람할 수 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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