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2% 늘고 일자리 10만 개 생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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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FTA 체결로 산업의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교역 규모가 235억 달러 늘어나 국민소득을 1.99%(13조9000억원) 증가시키고 10만4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 미국 자본 진출 늘어날 듯=업종별로는 섬유.자동차.의류.전자업종 등 공산품 분야가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FTA가 체결되면 우리나라 관세장벽이 미국보다 높아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늘지만 관세 철폐로 수입 원자재 가격은 내려가 미국 외의 지역에서는 수출 경쟁력이 높아진다. 중국 등 동아시아 시장을 노려 한국에 투자하는 미국 기업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03년 미국과 FTA를 체결한 싱가포르의 경우 미국 기업의 직접투자가 2002년 5억3000만 달러에서 2004년 66억 달러로 늘었다. 미국 기업의 투자가 늘 경우 안보 리스크가 줄어드는 효과도 기대된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실익을 챙기는 포트폴리오 위주 투자가 대부분인 미국 자본이 금융시장 투기를 부추길 가능성에 대해서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멕시코 사례 잘 연구해야=농업 등 일부 경쟁력이 취약한 분야는 치명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미국 농산물 수입이 늘어나면 우리나라 농업생산량은 2조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분석되고 특히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분유 등 축산.낙농 제품과 사과.포도 등 과일류의 피해가 우려된다.

의료.법률.교육.금융 등 서비스 시장의 개방도 국내 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서비스의 민영화가 활발해질 경우 사회안전망 기능이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 유통 시장의 개방이 오히려 토종 업체들의 체질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높였던 것처럼 시장 개방이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94년 미국과 FTA(북미무역자유협정.NAFTA)를 맺은 멕시코의 사례를 철저하게 연구해 개방전략과 국내 산업정책을 효과적으로 연계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오고 있다. 멕시코는 94~2002년 동안 미국과의 교역이 두 배 이상 늘어나고 외국인투자도 FTA 체결 첫해에만 150억 달러나 유입됐지만 93년 4.3%였던 경제성장률은 2002년 1.4%로 낮아졌다. 이홍식 KIEP FTA팀장은 "내부 개혁정책이 지연되면서 외형적으로 늘어난 교역과 외국인 투자가 경제성장으로 연결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홍병기 기자

◆ FTA(Free Trade Agreement)란=상품과 서비스 교역을 가로막는 각종 관세 및 비관세 무역장벽들을 없앨 목적으로 국가 간에 맺는 협정. 협정을 맺은 나라끼리는 경제가 통합돼 국내 거래처럼 자유롭게 상품 등을 사고팔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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