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유엔서 “화학무기 없다”…김정남 피살 첫 거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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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암살 사건으로 국제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북한이 유엔(UN)에서 화학무기 보유를 부인했다.

로이터통신은 주용철 북한 제네바대표부 참사관이 2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군축회의(Conference on Disarmament)에서 “북한은 결코 화학무기를 보유하거나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이 유엔에서 김정남 피살 사건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피살된 김정남 사건과 관련 말레이시아 정부가 신경작용제인 VX가 사용됐다고 공식적으로 확인하면서 북한도 이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통신에 따르면 주 참사관은 이날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기조연설에서 김정남 암살에 화학무기가 사용된 점을 거론하며 ‘이제는 모든 관련 지역 포럼과 유엔·CD를 포함한 국제포럼에서 특단의 조치를 진지하게 고려할 때가 됐다’고 촉구하자 “비열하고 무책임하며 무례하고 터무니 없다”고 대응했다.

한편 북한은 28일 중국과 말레이시아에 리길성 외무성 부상과 리도일 전 유엔 차석대사를 각각 파견하며 국제적으로 수세에 몰린 상황의 출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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