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신주류 "되는 게 없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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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신당 추진파인 신주류가 내부 분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당 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이달 말 열기로 한 전당대회의 전망마저 갈수록 불투명해지면서다.

우선 신주류 강경파 내부가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신기남(辛基南).이호웅(李浩雄)의원은 지난주 잇따라 "전당대회 개최 전망이 어둡다"며 "결국 결단해야 할 때는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도 탈당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반면 또 다른 강경파 핵심인 천정배(千正培) 의원은 지난 8일 전남생활개혁협의회 강연회에 참석, "선도 탈당은 없을 것"이라며 다른 입장을 보였다. 千.辛의원과 '개혁신당'기치를 뽑아들었던 정동영(鄭東泳)의원도 "탈당은 생각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호웅 의원은 11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선도 탈당 가능성을 거듭 시사하며 "노무현(盧武鉉)대통령이 8월 중에 (신당과 관련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 지역의 친노(親盧)그룹도 들썩이고 있다. 정윤재(鄭允在.사상구)위원장은 이날 "민주당에 참여할 수는 없다"며 "전당대회가 제대로 치러지지 않고 논의가 지지부진하다면 우리라도 먼저 탈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鄭위원장 외에도 盧대통령 측근인 노재철(동래구).최인호(해운대.기장갑)위원장 등이 함께 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당의 전국정당화를 위한 '부산 첨병'인 이들은 "우리가 불참하면 신당의 전국정당화는 어려운 것 아니냐"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이에 대해 '통합 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신주류 의원들은 11일 오전 모임을 열고 ▶선도 탈당 불가▶전당대회 8월 무산 불가▶조정대화기구의 협상 지연 불가 등 신(新)3불가 원칙을 밝히며 '탈당 불끄기'에 나섰다.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는 탈당 움직임이 구주류에 '내부 분열'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듯 "신기남.이호웅 의원도 신 3불가 원칙에 공감을 표시했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미 오래 전부터 불거진 김원기(金元基)신당추진모임 의장과 정대철(鄭大哲)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불만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통합신당파 내부에선 "8월 전당대회 전망이 밝지 않으며 이러다간 신당이 물건너 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金의장은 최근 이강철(李康哲)대통령 정무특보 내정자의 '노심(盧心)=개혁신당' 주장에 "왜 자꾸 그런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토로해 강경파와의 간극을 보여주기도 했다.

당 관계자는 "신당 논의가 길어지면서 신주류 내부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 역력하다"며 "만약 전대가 무산되면 신주류는 결국 개혁신당을 위한 선도탈당파와 잔류파로 나눠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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