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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맛있는 레스토랑 5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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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이 잘 차린 밥상을 평가할 때 윤기 흐르는 쌀밥의 질을 중요시하듯 서양에선 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다른 시그니처 요리가 있음에도 셰프들이 직접 빵을 굽거나 굳이 유명 빵집 빵을 사서라도 손님에게 내놓는 이유다. 실제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빵 맛' 좋은 곳이 '요리도 맛있는 곳'으로 통한다. 통상 이탈리안이나 프렌치 레스토랑에 가면 주문한 요리 전에 나오는 빵을 허기 진다며 허겁지겁 전부 먹어치운다. 우리는 그래서 아예 '식전빵'이라고 부르지만 사실 이 빵은 요리 나오기 전에 다 먹어치우라는 게 아니라 요리에 나온 남은 소스를 찍어먹거나 요리 중간중간에 먹으라고 내놓은 것이다. 김은희 더그린테이블 오너셰프는 "미국에선 빵으로 남은 소스를 찍어 먹는다"며 "설거지할 것조차 없어 보일만큼 깨끗한 접시가 돌아오면 셰프로선 그만큼 기쁜 일이 없다"고 말했다.

빵이 맛있어야 음식도 맛있다 #스테이크보다 더 인기인 BLT의 팝오버 #부엉이버터와 함께 먹는 슈에뜨의 바게트 인기

그래서 한국에서 '식전빵'이라고 부르는 것과 달리 빵을 주식으로 먹는 프랑스·미국 등에선 식전빵이라는 단어가 아예 없다. 본격적인 식사를 내기 전에 주는 건 한국과 똑같지만 식사 전에 먹으라는 의미는 아니다. 다음 메뉴가 나오기 전이나 요리를 먹고 남은 소스에 찍어먹는 뜻이다. 파크하얏트 파리 방돔 등에서 일한 후 프렌치 레스토랑 '슈에뜨'를 운영하고 있는 이승준 셰프는 "한식에서 밥이 없으면 안되듯 서양에선 빵이 없으면 식사를 할 수 없다"며 "식사 중간 중간 요리와 함께 먹는 걸 권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에서 빵맛 좋기로 소문난 레스토랑 5곳을 소개한다.  

1.BLT스테이크 하우스 '팝오버'

스테이크하우스 BLT의 '팝오버'

스테이크하우스 BLT의 '팝오버'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2층 스테이크 하우스 'BLT'는 식사하기 전에 찌그러진 원 모양의 빵을 사람 수만큼 내놓는다. 오븐에서 갓 구워 따뜻한 이 빵의 이름은 '팝오버'다. BLT의 시그니처 빵으로,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우면서 고소한 치즈의 풍미가 느껴진다. 스테이크 못지 않게 인기가 많아 식사를 한 고객에 한해 3000원에 별도로 판매하기도 한다. 지금은 BLT에 가지 않아도 팝오버를 맛볼 수 있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 3월 2일까지 롯데백화점 본점과 함께 메리어트 계열 특급호텔 요리를 맛볼 수 있는 팝업 스토어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서울,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코트야트 메리어스 서울 타임스퀘어, 알로프트 명동 등이 참여하고 있는데 이중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는 '팝오버'를 갈비 런치박스, BLT버거와 함께 판매하고 있다. 팝오버는 4500원, 딸기와 생크림을 얹은 스트로베리는 6500원, 초코 크림을 얹은 누텔라 초코는 7000원이다. 전자레인지에 1분, 오븐에 3분 정도 구워주면 갓 구운 팝오버의 맛을 집에서도 즐길 수 있다.


2. 더그린테이블 '호밀바게트와 브리오슈'

더그린테이블 '호밀바게트'와 '브리오슈' [사진 더그린테이블]

더그린테이블 '호밀바게트'와 '브리오슈' [사진 더그린테이블]

신사동 로데오거리에 있는 프렌치 레스토랑 '더그린테이블'은 호밀바게트와 브리오슈 2가지 빵을 준다. 한 명이 먹기 좋게 앙증맞은 크기의 2가지 빵 모두 김은희 오너셰프가 직접 반죽해 굽는다. 단골들 사이에서 더그린테이블은 "빵 맛있는 곳"으로 입소문이 나있다. 지난해 서래마을에서 신사동 로데오거리로 이전한 후 담백한 맛의 호밀바게트만 냈지만 김 셰프의 브리오슈를 좋아했던 단골 고객들의 요청이 이어져 다시 브리오슈를 내놓고 있다. 김 셰프는 "음식의 밸런스를 중요하게 여기는데 소고기만 해도 기름기가 많고 적은 부위가 다른 맛을 내듯 빵도 마찬가지"라며 "담백한 빵과 버터를 듬뿍 넣은 브리오슈 같이 상반된 맛의 두 가지 빵을 맛볼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3. 슈에뜨 '부엉이버터'와 바게트

슈에뜨 바게트와 부엉이모양 버터 [사진 슈에뜨]

슈에뜨 바게트와 부엉이모양 버터 [사진 슈에뜨]

서촌 옥인길에 있는 '슈에뜨(chouette)'는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 길다란 접시에 먹기 좋게 자른 바게트를 부엉이 모양의 버터, 그리고 트러플 솔트와 함께 준다. 슈에뜨는 프랑스어로 부엉이를 뜻하는데 버터를 부엉이 모양으로 만들어 가게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프랑스 이즈니 버터와 뉴질랜드 청정지역의 앵커 버터를 반반씩 섞어 직접 주문·제작한 틀에 넣어 만든다. 따뜻한 바게트에 부엉이 버터를 발라 녹이고 여기에 트러플(송로버섯) 소금과 유기농 타임 꽃잎을 살짝 뿌려 먹으면 된다. 이승준 셰프는 "부엉이가 가게의 상징인 만큼 손님들이 쉽게 기억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부엉이버터를 만들었다"며 "뜨거운 빵에 버터를 발라 트러플 솔틀르 뿌려 먹으면 입맛 돋우기에 좋다"고 설명했다.

4. 알테르에고

알테르에고 '깜빠뉴'와 '호밀바게트'.

알테르에고 '깜빠뉴'와 '호밀바게트'.

최근 연희동에 문을 연 박준우 셰프의 유러피안 레스토랑 '알테르에고'는 점심엔 깜빠뉴를, 저녁엔 깜빠뉴와 호밀바게트를 낸다. 오픈한 지 한 달도 안됐지만 담백하고 쫀쫀한 식감으로 빵 맛 좋다고 소문났다. 비결은 1층 디저트 카페 '오트뤼'에서 아침·저녁 구워내는 데 있다. 박준우 셰프는 "다양한 느낌을 주기 위해 깜빠뉴는 크게 만들어 잘라내 빵의 단면을 보여주고 바게트는 혼자 먹기 좋게 작게 만들어 굽는다"고 말했다. 

5. 그랑씨엘

그랑씨엘 '치아바타' [사진 그랑씨엘]

그랑씨엘 '치아바타' [사진 그랑씨엘]

도산공원 앞 이탈리안 레스토랑 '그랑씨엘'은 이탈리아빵 치아바타를 준다. 이송희 오너셰프가 신혼여행 당시 방문한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이탈리아 빵 만드는 방법을 전수받아 만들기 시작했다. 자연발효로 만들어 빵의 풍미가 깊다. 찾는 사람이 많아 2016년부터 믹스 형태로 만들어 온라인몰 프렙(www.prepbox.co.kr)에서 판매하고 있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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