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카’에 초점 맞춘 중저가 스마트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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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스마트폰 ‘X400’ 출시를 맞아 모델이 ‘핑거터치’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후면 전원 키에 손가락을 갖다 대면 촬영이 가능하다. 전면엔 광각카메라를 탑재해 셀카 기능을 강조했다. [사진 LG전자]

LG전자 스마트폰 ‘X400’ 출시를 맞아 모델이 ‘핑거터치’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후면 전원 키에 손가락을갖다 대면 촬영이 가능하다. 전면엔 광각카메라를 탑재해 셀카 기능을 강조했다. [사진 LG전자]

셀카를 찍으려면 후면 전원 키에 손가락만 대면 된다. LG전자가 21일 실속형 스마트폰 ‘X400’을 출시하며 강조한 ‘핑거 터치’ 기능이다. 팔을 뻗어 셀카 촬영을 할 때 스마트폰을 움켜쥐면 촬영 버튼을 누르기가 쉽지 않다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했다. 셀카 족을 위한 기능은 이뿐 아니다. X400은 실속형 스마트폰 중 처음으로 전면에 광각 카메라를 탑재했다. 500만 화소, 120도의 화각의 전면 카메라는 일반 스마트폰 카메라(화각 70~80도)보다 50% 이상 넓은 영역을 담아낸다. “셀카봉 없이도 7~8명을 한 화면에 담을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 핑거터치 모델 X400 출시 #촬영 편하고 광각 기능도 갖춰 #삼성 갤럭시A는 1600만 화소 #SNS 이용 많은 젊은 고객 겨냥

LG전자 X400

LG전자 X400

 실속형 스마트폰들이 셀카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전면 카메라 사양을 크게 높이고, 셀카 촬영이 편하도록 각종 기능을 개선한다. 중국서 시작된 ‘셀카 폰 트렌드’를 국내 업체들이 따라가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지난달 출시된 삼성전자의 ‘2017년형 갤럭시 A’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중 최초로 전면에 16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지난해 나온 프리미엄 모델 갤럭시S7 전면 카메라는 500만 화소에 불과했다. 화면 속 촬영 버튼을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는 ‘플로팅 카메라 버튼’이나 디스플레이가 반사광의 역할을 해 얼굴을 뽀샤시하게 만들어주는 ‘셀피 플래시’도 셀카 족 맞춤 기능이다.

삼성전자 2017년형 갤럭시A

삼성전자 2017년형 갤럭시A

 30만~50만원대 실속형 스마트폰이 셀카 기능을 강조하는 건 타깃 고객층 때문이다. 이들 스마트폰은 보통 실용적 소비를 지향하는 젊은 소비자들이 핵심 구매자다. 이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주요이용층인데다 이를 위해 셀카를 일상적으로 찍는다는 점도 특성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속형 스마트폰은 어차피 모든 사양을 최고급으로 유지할 수 없다”며 “고객들이 특히 중시하는 기능을 강조하는 게 마케팅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셀카폰의 위력은 중국 시장서 이미 입증됐다. 중국서 올해 가장 인기를 끈 스마트폰은 오포의 ‘R9’이다. 세계 최초로 전면에 1600만 화소의 카메라를 장착해 셀카 족을 겨냥했다. 2599위안(약 44만원)이라는 합리적 가격에 무난한 성능과 탁월한 셀카 기능으로 불티나게 팔렸다. 오포는 이 덕에 지난 4분기 화웨이를 제치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훨씬 치열한 시장 경쟁을 겪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차별화된 기능을 강조하는 마케팅 전략에서 국내 업체를 앞서갈 때가 많다”며 “젊은 세대를 겨냥한 셀카폰 트렌드는 세계적 현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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