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대북 확성기로 '김정남 암살' 방송 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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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김정남 독살 의혹 사건을 대북 확성기를 통해 북한에 방송하기 시작했다.

북한 사회에 빠르게 퍼질 것으로 기대

정부 소식통은 21일 “오늘부터 군이 최전방 지역에 설치된 대북 확성기로 김정남 독살 의혹 사건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은 전날인 20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이번 사건 배후로 북한을 지목하며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반인륜적 범죄행위이자 테러 행위”라며 “응분의 대가를 치를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모색하기 바란다”고 지시한 데 따른 대응이라는 게 군의 설명이다.

방송 내용은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정찰총국 요원으로 추정되는 북한인들의 주도 아래 암살됐으며, 김정남의 이복 동생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라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군이 최전방 지역에서 운용 중인 대북 확성기는 모두 30여 대다. 직선거리 10㎞ 이상 지역에서도 대북 확성기 방송이 분명하게 들린다.

김정남 독살 의혹 방송은 대북 심리적 작전의 하나다. 군 당국은 휴전선 인근의 북한 주민과 군 부대가 이 방송을 듣고 입소문으로 북한 사회에 관련 내용을 빠르게 퍼뜨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군은 김정남 관련 방송을 막기 위해 대응 확성기방송 출력을 높였다고 한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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