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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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나민가>
전기관<서울은평구갈현동400의6>
백로떠난 빈 숲에
학이 날아와쪼면
싹으로 눈이떠선
백합화로 피어나고
또보면 햇살을 물어
새롭게 오는 희원.
봄의 찌든 살가죽
소낙비에 씻어버린날,
입술붉은 언저리에
벙글은 꽃잎이
우리들 입과입을 풀어
구슬로 뀄었네.

<수양버들>
우아지<부산시부산진구양정2동321의3>
머리풀고 냇가에 앉은
가녀린 여인의 뒷목덜미
흥겨워 돌아 누운
한삼자락의 춤사위
달빛도
교교한 여름밤
날 부르는 저 자태

<물 자장자리에>
오세찬<충남대전시문화2동446의7>
흰 살결 물 적시어
녹푸른 빛 끊는 부리
하늘 비췬 횐 깃살
놀라 든 나무울음이어
솔 향내 날개 타고 흩러
먼 진화 뛰오다.

<놀이터에서>
정현숙<서울구로구구로1동칠성3차아파트가동308호>
아이들 웃음소리
어디메 숨었을까
별동무 달동무야
살짝꿍 알려주렴
바람도 귀를 누이고
메아리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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