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김씨, 공약 경쟁 돌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민주당의 후보단일화를 매듭짓기로 한 30일의 시한을 앞두고 김영삼 총재와 김대중고문간에 단일화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공방전이 당 내외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두 김씨 측은 26일 각각 정책목표 등 선거공약성의 정책을 발표, 정책대결을 벌였으며 김고문이 26일 인천방문, 27일 고려대 전대협주최 정책 공청회 참여 등을 통해 재야·학생층에 대한 지지확산을 도모하는데 대해 김총재 측도 부산 동래 민주 산악회 결성식을 통해 대대적인 군중집회를 열 계획이어서 장외대결도 벌어질 전망이다.
두 김씨 측은 각각 자신들의 정책과 국민지지를 바탕으로 내주에 후보 단일화 절충을 다시 벌일 작정이나 모두 상대방의 양보에 의한 단일화를 고집하고 있어 단일화 절충 가능성은 희박하다.
두 김씨간의 후보 단일화 절충이 만약 실패하면 양 김 진영간의 대결이 가열해져 l0월 초순께 양자의 독자출마 가능성 등이 표출될 것으로 보인다. 김총재는 이날 정책관계자회의를 주재, 정책입안 5원칙과 집권 8대 목표를 발표했다.
김총재는 ▲군부 독재질서를 종식시키는 민주전환의 원칙 ▲모든 계층의 이익이 보호되는 공존공영의 원칙 ▲통일정책을 개방하는 통일지향원칙 ▲민족화해 ▲번영과 안정의 5개 원칙을 제시하고 이 원칙 위에 새 민주당정부의 집권목표를 구상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총재는 또 ▲맑은 정치 ▲맑은 행정 ▲민족자존을 지키는 외교 등 집권 8대 목표를 제시하고 ▲사법에 대한 불간섭 ▲언론통제·정보공작의 배제 ▲준조세성격의 성금·기부금 청산과 ▲주한미군의 작전지휘권을 전향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말했다.
김총재는 이 집권목표를 구체화하여 선거공약을 만들고 추곡수매·예산심의 등에 비판적 대안을 세우고 집권 후 최초 6개월 및 그 이후 5년간의 연차계획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김고문은 이날 인천방문에 앞서 미리 배포한 연설문에서 7개항외 대정부 요구사항을 내걸고 ▲전면적인 언론자유보장과 월간지의「김대중납치사건」에 대한 이후락씨 증언이 삭제 없이 보도돼야 하며 ▲양심범 전면 석방과 사면·복권단행 ▲노동운동에 대한 탄압중단과 구속근로자 즉각 석방 ▲농민부채 전면탕감 ▲임금체불의 방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보장과 ▲정치군인의 국방전념 등을 촉구했다.
김고문은 민주정부가 실현시켜야할 7개 과제를 제시하고 『관권경제를 타파하고 자유경제를 실시해야하며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중소기업청을 설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고문은 또 구조적 부패와 매관매직 등을 시정하고 대통령자신이 청년의 모범이 되며 고급공무원들은 봉급만 가지고 생활하는 모범을 보이는 정치 도덕적 혁신을 단행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고문은 또 『올림픽 후에는 남북한 관계의 급속한 발전이 예상된다』면서 『다음 정권은 평화적 공존·평화적 교류·평화적 통일의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며 자신의 3단계 통일론을 재 강조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