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대변인은 “오늘 말레이시아 수사 당국은 지난 13일 북한인 피살사건과 관련해 북한인 1명을 용의자로 체포했으며, 그 외 4명의 북한인 용의자가 있다고 발표했다”면서 “앞으로 최종 조사 결과가나오겠지만 우리 정부는 피살자가 여러 정보와 정황상 김정남이 확실하다고 보며, 용의자 5명이 북한 국적자임을 볼 때 이번 사건의 배후에 북한 정권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지난 15일 정례브리핑에선 “살해된 인물이 김정남으로 확실시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만 밝히며 “자세한 것(정부 입장)은 관련국 정부가 발표한 다음에 있어야 될 일”이라고 말했었다.
정 대변인은 본인이 언급한 “여러 정보 정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그 문제는 제가 지금 말씀드릴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지금 말레이시아 수사 당국(의 발표)도 중간수사 발표 같은 성격이기 때문에 상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며 “말레이시아 정부가 다음에 정확한 자료를 낼 때까지 제가 말씀드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추가 정보가 있으나 밝히지 않겠다는 뜻인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 대변인은 “(추가 정보가) 있다, 없다에 대해서도 제가 말씀드릴 사항은 아닌 것 같다”고만 말했다. 정부 당국자도 “현재로선 말씀드릴 수 없다”고만 되풀이했다.
정 대변인은 “북한이 반인륜적 범죄와 테러행위를 자행해왔다는 점에서 정부와 국제사회는 무모하고 잔학한 이번 사건을 심각한 우려와 함께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북한 정권이 올해 들어서도 (지난 12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등 핵과 미사일 개발에 맹복적으로 몰두하고 있는 것은 우리가 직면한 안보 위협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명백히 확인시켜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이날 도주 중이라고 밝힌 북한 국적 용의자는 이희영(32)과 홍송학(34), 오종길과 이재남(57) 등 4명이다. 이들은 사건 직후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