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을 보여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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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서울올림픽이 만1년 앞으로 박두했다. 지난 81년 서독 바덴바덴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총회에서 대회의 서울 유치가 결정된 이후 6년여 기간동안 추진해온 준비는 이제 마무리 단계에 있다.
17일부터 IOC가 세계 1백67개국 국가올림픽위원회(NOC)에 초청장을 발송하기 시작하면바야흐로 서울올림픽 행사는 개막을 향한 본격적인 카운트 다운에 들어간다.
서울올림픽은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가 주최하는 최대의 국제적 행사인 동시에 범인류적 행사라는 점에서 주최국은 영예와 책무를 함께 걸머진다. 따라서 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는 직접 종사자는 물론 온 국민의 새 각오와 노력이 있어야 하겠다.
새삼스런 얘기지만 올림픽이란 아마추어 체육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인종과 이념·사상을 초월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서로를 이해함으로써 세계의 평화를 지향한다는 인류 공통의 이상을 실현시키기 위한 노력의 하나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대회가 화려한 외양과는 달리 어색한 현실속에서 치러져 왔음을 부인할수 없다. 그 단적인 예를 공산권 국가들이 불참한 LA의 반쪽 올림픽에서 보여주었다. 올림픽은 강대국간 정치적 대립의 희생물로 전락했었다.
이번 서울올림픽이 올림픽 본래 취지와 이상을 추구하는 장이 되려면 소련을 비롯한 모든 공산권이 참여해야 한다. 「사마란치」IOC위원장은 「여러가지 시사에 비추어 보아」북한을 제외한 IOC회원국 모두가 서울올림픽에 참가할 것 같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자유국가들의 외교적 노력이 계속돼야할 것이다.
특히 북한은 「공동개최」라는 엉뚱한 생트집으로 훼방을 획책하지 말고 혼연히 이 민족적 대행사에 참여하여 남북 화합의 계기를 마련하길 바란다. 그것은 올림픽을 분단국인 한국에서 갖는의의를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올림픽때문에 우리나라에 오는사람은 각국 선수·임원·관람객등 26만여명에 이르리라는 추산이다. 또한 대회기간동안 세계 30억 인구가 TV를 통해 경기는물론,우리를 주시하게 된다.
이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직접 사업비만 해도 무려 1조5천억원이 투입되는 이 행사의효과를 유형적인 수입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다. 우리 국가와 국민에 대한 이미지와 .인식을 쇄신하고 세계시장에서의 우리 상품에 대한 신뢰를 두텁게 하는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려면 국민 모두가 성숙시민의 매너와 절도있는 생활관습을 갖도록 해야 한다. 쓰레기하나라도 함부로 버리는 일이 없고, 공중변소 정도는 해끗이 쓸줄 아는 기본적인 자세도 갖출때가 온 것이다.
서울올림픽이 국제적으로는 세계의 평화와 인류화합의 기틀이 되고 안으로는 성숙한 한국, 한국인을 세계에 알리는 도약대가 되도록 다같이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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