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남북회담」 제안 배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북한이 15일 남북한 당사자 체육회담을 제의한것은 17일로 시한이 정해져있다시피한 국제올림픽위원회 (IOC) 의 회담요구에 대한 궁여지책으로 보인다.
IOC는 지난7월 올림픽 23개경기종목중 5개종목의 북한분산개최 허용방침을 전달하며 17일까지 회담하라고 요구했고 북한은 이에 대해 지난달말 회담대신 IOC측에 제5차남북한회담 주선을 요청했다가 거부당했였다.
IOC는 지난번 북한측의 요정이 「회담」 이 아니라 「새로운 제안」 이라고 일축하고 이번 남북한 당사자 쌍무회담 요구도 역시 새로운 제안일뿐 회담이 아니라고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측이 북한 IOC위원 김유순의 이름으로 김종하 (김종하) 대한올림픽위원회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은 IOC측이 요구하는 분명한 「예스「노」 의 대답을 할수없는 북한측의 어려운 입장을 단적으로 나타낸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IOC의 제안을 수용하자면 남북한올림픽 공동개최라는 명칭사용을 포기하게 되고,거부할 경우 올림픽을 정치적 목적에 사용하고자 했던 원천적 근거를 상실하게 되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금까지 8개종목의 북한 배분과 「제24회 서울·평양올림픽」이라는 공동개최의 명칭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IOC는 지금까지 5개종목까지 배분을 허용하되 IOC헌장에 어긋나는 공동개최는고려대상도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4차례에 걸친 남북한간『회담은 분산개최냐 공동개최냐의 원칙문제와함께 종목 배분수가주된 촛점이 돼왔다.
지난 84년10월 「사마란치」 IOC위원장이 서울올림픽경기 종목증 일부를 북한에 배분하는 문제를 제의한것은 당시 북한이 서울올림픽 방해를 위해 동구권의 올림픽 보이코트를 유도하거나 어떤 도발행위를 할 가능성을 사전에 예방하는데목적이 있었다.
또 「사마란치」 위원장이17일 로잔의 서울올림픽참가초청장 발송 이후에도 북한과의 대화, 협상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있는것도 같는 이유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로잔의 제1차남북한체육회담 이후 약 1년간 4차례의 회담을 통해 주장해온 내용이 국제적 지지를 받지 못하고 소련을 위시한 동구권의 동조마저 받지 못해 고립된 상황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있는것으로 보인다.
IOC의 「최종제안」 과「회답시한」 에 쫓기고 있는 북한이 형식상 동의를 한다해도 대외문호개방, 특히 올림픽패밀리 2만∼5만명의 자유왕래 보장, 이에 따른 대내 선전명분과 전략의 대대적인 수정등 어러운 문제를 어떻게 수용, 해결할지 의문이다.
따라서 서울올림픽 남북분산개최와 남북회담재개의 전망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흐려지고 있다.<진창윤기자>
◇남북비분산개최 관련일지
▲84년10월 2일=「사마란치」 IOC위원장, 남북체육회담 개최및 서울올림픽 일부종목 북한 배분 가능성 제의.
▲85년 5월 22일=「네비올로」국제육상연맹회장, 87서울월드컵 마라톤대회의 남북한 관통 경기 제의(북한측 거부).
▲85년 5월30일=「사마란치」, 남북체육회담추진 발표
▲85년10욀8일=제1차 남북체육회담(로잔) .IOC, 마라톤. 사이클 남북관통 경기및 배구·남자핸드볼 북한개최 가능성제의.
▲86년1월 8일=제 2차 남북체육회담
▲86년4월12일=하라레 비동맹 국정상회담, 남북한 올림픽 공동개최안 부결.
▲86년6월10일=제 3차 남북한체육회담.
▲86년 6월12일= IOC, 탁구·양궁및 축구예선일부. 사이클남북관통경기 제의.
▲87년2월12일=북한, IOC의 종목배분등 제의에 원칙적 찬성.
▲87년 5월27일=「시페르코」 IOC위원등 IOC조사단 북한방문. 북한, 조사단의 판문점통과 거부.
▲87년7월14일=제 4차 남북체육회담
▲87년 8월31일=북한, IOC에 제5차 남북회담개최요구
▲87년 9월15일=북한, 판문점 경유 대한 올림픽위원회에 서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