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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대선토론]교육 대통령을 찾아서 ① ‘정시 확대’가 공정할까

T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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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의 큰 도화선이 정유라 부정입학이었을 만큼 교육은 우리 시대의 화두다. 이번 대선에서는 교육이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교육이 계층 사다리 역할을 하기는커녕 고착화한다는 비판부터 21세기 4차 산업혁명의 인재를 길러내는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위기의식까지 다양하다.

아직 대선 일정이 잡히지 않아 후보들의 공약이 공식화된 바는 없다. 다만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예비주자들 간에 교육이 이슈가 되고 있다. 교육 당사자인 청소년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현재 언론에 나온 각 후보의 교육 비전이나 정책을 두고 5명의 TONG청소년기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4회에 걸쳐 싣는다.

왼쪽부터 정재모, 배다연, 박주민, 권다은, 이도경 TONG청소년기자.

#출마의 뜻을 밝힌 대선 예비주자 교육 정책 및 공약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국공립대학 공동입학·공동수업·공동학위제
교육부 폐지하고 국가교육위원회로 독립기구화

안희정 충남도지사(더불어민주당)

스마트기기 사용평등권- 국가차원 교육
반값 등록금 약속 못해

이재명 성남시장(더불어민주당)

정시(수능) 비중 높이기
사법고시 존치- 로스쿨 병행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학제 개편 초등5년-중고5년-직업탐색2년
교육부 폐지하고 국가교육위원회 및 교육지원처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자사고·특목고 폐지
대입제도 법제화

남경필 경기도지사(바른정당)

사교육 전면폐지 국민투표 실시
정시(수능) 60%로 확대

#이슈 1. 수능 시험 중심의 정시 확대

남경필 경기지사는 지난 1월 25일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사진=중앙포토]

남경필 경기지사는 지난 1월 25일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사진=중앙포토]

-이재명 성남시장
“시험이라는 공정한 기준을 통해 인재를 선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유지해야 한다. 수능이라는 객관적 평가가 아닌 면접을 통해 잠재력이 있는 사람을 가려내는 비율이 70%에 달하는 점은 문제가 있다. 정시 비중을 높여야 한다.”

-남경필 경기도지사
“복잡한 대입 전형이 컨설팅 사교육을 유발한다. 단순화·표준화된 전형 방식을 도입하고 과도기적으로 정시(수능)를 60%로 확대하겠다.”

[팩트 체크]
현행 대입 제도는 크게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으로 나뉜다. 수시의 비율이 70%, 정시가 30% 정도다. 수시는 학생부 교과전형(내신 중심), 학생부 종합전형(내신, 비교과, 면접 등), 논술 위주 전형, 실기 위주 전형 등으로 그 형태가 다양하다.

이재명 시장이 "면접으로 가려내는 전형의 비율이 70%"라고 말한 건 착오로 보인다. 수시 비중이 70%이다. 여기서 '면접'이란 학생부 종합전형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학생부 종합전형이 전체 대입 전형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안팎이다. 2018학년도에는 23%로 최대 비율이 된다.

다만 상위권 대학일수록 학종의 비율이 높다. 수시 전부를 학종으로 뽑는 서울대가 79%로 가장 높고 고려대 62%, 서강대 55%, 동국대 47%, 성균관대 46%, 경희대 45% 등의 순이다.

[토론 패널]

권다은(전북대 1)·이도경(우석대 1)·배다연(이화여자외고 2)·박주민(고양일고 1)·정재모(서울 배명고 1) TONG청소년기자

사회: 이재명·남경필 등의 대선 예비후보들이 수시를 축소하고 정시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어떻게들 보시나요.

권다은: 공정 사회를 위해 기회균등이 필요한데 그 결론이 (수능으로 줄 세우는) 정시라고 하는 데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수능 공부도 다 사교육의 영향을 받고, 돈이 많이 듭니다. 학생부 종합전형이 나름대로 공정해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이전에는 입학사정관제라는 이름으로 실행했다가 너무 주관적이라는 비판이 있어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명칭을 바꾸고 교내 활동 위주로 학생부를 기록하도록 제한하고 있습니다.

사회: 대외 활동에 돈이 들어 금수저 전형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교육부가 학생부에 대외 활동을 기재하지 못하도록 했죠.

학원이 밀집한 대치동 상가. [사진=중앙포토]

학원이 밀집한 대치동 상가. [사진=중앙포토]

정재모: 강남 대치동의 입시학원을 한 달 정도 다녀 본 적이 있습니다. 그쪽 친구들은 돈이 많아서 학생부 자소서에 대한 컨설팅을 비싸게 주고 따로 받더라고요. 이것 역시 불평등이 아닌가요? 수시가 다양한 재능을 가진 인재를 뽑는다고 하는데 결국엔 돈으로 컨설팅할 수 있다는 거죠. 결국 돈 있는 사람이 더 많은 혜택을 받는 건 수능이나 수시나 똑같습니다. 저는 오히려 수능이 더 객관적이라고 생각해요. 단 한 번의 시험으로 학생의 운명을 결정하는 게 너무 가혹한다면 두 차례로 나눠 실시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봐요. 물론 난이도 조절을 해야겠지만요.

박주민: 무엇이 됐건 하나의 기준에 모든 걸 맞추려고 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불공정한 방법 아닐까요? 객관적인 기준만 강조하는데, 그러면 학력고사로 돌아가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일렬로 줄 세우는 건 역사의 퇴행이라고 생각해요. 과거의 학력고사가 지금의 수능과 논술 등으로 발전한 것이니까요.

사회: 수능 위주의 정시가 가진 근본적 문제는 알다시피 획일적 성적지상주의, 주입식 수업과 시험, 입시 위주 교육, 교과목 위주의 사교육 만연 등이죠. 하지만 수시보다 심플하고 예측과 패자부활이 가능하며 비교적 공정하게 느껴지는 정량평가란 점에 일부 학부모와 언론, 정치권 등이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정재모: 수시 교과전형은 내신만 보는 것이고 종합전형은 내신 외에도 비교과 활동 등 부가적인 것을 보는데요. 가령 내신은 1등급인데 책을 한 권밖에 안 본 사람이 있고, 내신은 2등급인데 책을 200권 읽은 친구가 있어요. 학생부 종합전형에 맞는 건 후자 같지만 실제 입시에서는 1등급 학생이 붙는다는 거죠. 학생부 교과전형이나 종합전형이나 결국 내신 점수를 따진다는 점에선 큰 차이가 없다고 봐요.

사회: 학생부 종합전형의 비교과 활동, 자소서, 면접 등이 정성평가라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면서 최근 들어 교과 내신이 우세해지는 경향이 나타났죠. 덕분에 내신에 유리한 일반고가 조금 살아난 측면도 있지만, 학종의 당초 취지가 무색해진 것 또한 사실이고요.

권다은: 내신도 결국 작은 수능이라고 생각해요.

배다연: 사실상 수시냐 수능(정시)이냐 양자택일하는 건 의미 없다고 생각합니다. 수능 시험은 테크닉일 뿐이거든요. 모의고사를 여러 번 풀어서 출제 경향을 습득하는 것일 뿐 진정한 교육이 아니에요. 이런 수능을 확대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가령 프랑스의 바칼로레아는 철학에 대한 심도 깊은 시험을 보잖아요.

이도경: 2018학년도부터 영어가 절대평가로 돼 수능 변별력이 더 의심스러워지는 상황인데요. 수능은 오로지 국영수사과에 초점을 두잖아요. 수시는 봉사를 많이 하면 사회복지 계열로 갈 수도 있고, 또 성적은 조금 부족하지만 음악에 재능이 있다면 그쪽으로 갈 수도 있는 전형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수능 중심의 정시보다 수시가 학생들의 잠재력을 더 끄집어내 준다고 봅니다.

배다연: 수시가 학생의 다양한 재능을 보고 뽑는다고 하는데 결국 일차적인 커트라인은 성적이에요. 또 수시는 담임선생님의 재량이 너무 큰 것 같아요. 교사추천서의 힘도 크고요.

사회: 학생부를 중시하는 수시 전형이 과거보다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한 건 사실입니다. 수능의 변별력이 떨어지고 정시가 줄면서 최근 영어를 비롯해 교과목 사교육 시장이 크게 위축된 것만 봐도 그렇고요. 다만 일반고 안에서 상위권 학생에게 스펙 몰아주기 현상이 생긴 것은 학생부 전형의 부작용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로 보입니다. 내신이 상대평가라, 급우들과 피 말리는 경쟁을 하도록 조장하는 게 과연 교육적이냐는 의문도 있고요.

박주민: 사실 입시 문제를 떠나, 교육 자체를 개개인의 특성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선생님들이 행정 업무를 너무 많이 하시거든요. 교사 평가나 성과급 역시 얼마나 잘 가르치느냐가 아니라 행정 일을 얼마나 많이 하는지가 기준이고요. 뿌리부터 흔들리는 교육의 문제인데, 수시나 정시의 비중이 얼마냐를 조절하는 걸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②편으로 이어집니다.

사회 및 정리=박정경 기자, 이다진 인턴기자 park.jeongkyung@joongang.co.kr
사진=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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