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문가들 중국행… 10년 내 세계 1위 굳힐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9면

“중국은 5~10년 내에 해양플랜트 시장에서도 세계 1위 자리를 굳힐 겁니다. 연구개발 분야는 벌써 앞섰고, 한국이 앞서는 건 숙련 인력뿐. 이마저도 중국으로 갑니다. 중국 정부는 직접 고용한 한국 전문 인력 100명으로 중국 조선소 순회 교육을 하기까지 합니다.”

강종수 KAOPE 회장의 위기감

강종수(49·사진) 한국해양플랜트전문기업협회(KAOPE) 회장은 중국 해양플랜트 사업의 현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KAOPE는 한국 조선·플랜트 산업에 연관된 150여 개 기업이 가입돼 있다. 조선기자재 업체인 미래인더스트리 대표인 강 회장은 중국 해양플랜트 사업 협력 시찰단으로도 수십 차례 중국을 오간 바 있다. 한국 해양플랜트 경쟁력, 중국보다 앞서지 않느냐는 물음에 강 회장은 “기술 경쟁력은 상향 평준화 추세에 접어들었다”며 “가격은 아무리 싸게 비딩(입찰)에 들어가도 중국 업체가 5% 낮게 치고 들어온다”고 했다. 한국 해양산업의 도약을 막는 대외 악재 중 하나가 ‘중국’이란 얘기다.

그는 “중국 해양산업은 전폭적인 지원(금융 지원, 자국산 부품 표준화, 수요처 의무 할당, 자국 생산 의무화 등)을 통해 세계 시장점유율 40%를 넘어섰다”며 “해양플랜트 선체, 품질관리 및 시험 운전 분야는 한국보다 못하나, 중국 당국 시책상 자국 장비 탑재를 요구하는 동시에 생산 불가 장비(핵심 부품)마저 중국 내 주문자 상표부탁생산(OEM)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조선업, 경쟁력을 되찾는 방법은 있을까. 그는 “중국에서 기술 협약을 맺자는 요청을 많이 받는다”며 “하지만 중국 업계가 하루가 다르게 크는 걸 보면 망설여진다. 10개 이상의 세계적인 핵심 기자재 브랜드 기업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