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안 도왔다는 주장은 짐승만도 못한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동물도 고마운 건 안다. 그런 말하는건 짐승만도 못한 것이다"

13일 광주전남언론포럼이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자신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적극적으로 돕지 않아 대선에서 패배했다는 주장에 대해 이같이 반박했다.

문 전 대표는 지난달 17일 출간한 대담 에세이집(『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안 전 대표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미국으로 떠나지 않고 함께 선거운동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표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질문에 “그런 식의 많은 아쉬움들이 있지만 알 수는 없다”고 답변했다. 대담집에는 사회자가 “왜 함께하자고 붙잡지 못했느냐. 그렇게 단일화해놓고 미국으로 가버리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질문하자 문 전 대표가 “제가 안 의원이 아니니까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그건 그분의 몫 아니겠느냐”고 답한 대목도 들어 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돕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후보를 양보한 이후에 40회가 넘는 정부 유세, 3회 공동유세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는 같은 당도 아니었고 경선 치러 진 것도 아니었고 어떤 조건도 건 바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 했다"고 덧붙였다.

안 전 대표는 자신이 문 전 대표에게 후보를 양보한 것에 대해서도 "1%라도 이길 확률을 높이려면 제가 양보하는게 낫다고 봤다. 솔로몬 때 아이를 둘로 자르라고 했지 않나. 그 때 아이를 자르지 말라고 한 건 생모인데, 저는 그 생모의 심정으로 양보했다"고 설명했다.

안 전 대표는 "양보한 거 그거 하나만으로도 고맙다고 해야 하는게 인간으로 기본 도리 아니냐. 그런데 양보 뿐만 아니라 도와줬는데도 고맙다는 말은 커녕 졌다고 하는 건 인간으로 도리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다만 "문 전 대표를 겨냥한 것이냐"는 이어진 질문에 "그런 주장을 하는 분들에 사람들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달 31일엔 “힐러리가 선거에서 졌다고 샌더스 때문에 졌다고 탓을 했느냐”며 “지난 대선 이후 계속적으로 문 전 대표 측에서 비판하는 것 중 하나가 제가 흔쾌히 안 도와줘서 졌다는 표현인데 참 어처구니없다”고도 했다.

광주=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