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도 LNG-FSRU 수주, 국내 조선사 한숨 돌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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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사의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 재기화 설비(FSRU)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수주절벽에 처한 국내 조선업계가 한숨 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외신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터키의 건설사인 콜린 등으로 구성된 국영벤처로부터 LNG- FSRU 2척(1척은 옵션)을 수주했다. LNG-FSRU의 현재 시가는 약 2억3000만 달러(약 2635억원)에 달한다.

터키는 LNG 수입 루트를 다양화하기 위해 이번 FSRU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국적 해양·선박 전문지인 트레이드 윈즈에 따르면 터키는 최근 첫 FSRU용 LNG터미널을 준공하고 지난달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터키 항구도시인 이즈미르 인근에 있는 시설로 현재는 2009년 건조된 14만5000㎥급 FSRU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터키 에너지장관인 베라트 알바야크는 FSRU 2척을 건조 계획을 밝히는 등 터키의 LNG 수요는 증가할 전망이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노르웨이 호그 LNG사로부터 17만㎥급 FSRU 1척을 수주했다. 당장 내년에 쓸 FSRU가 필요했던 호그 LNG사가 빠른 납기가 가능한 FSRU를 찾다가 이전에 현대중공업과 체결한 옵션을 이행한 것이다.

대우조선해양도 9일 미국 LNG 회사인 엑셀러레이트 에너지와 17만3400㎥급 FSRU 7척의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하며 올해 첫 수주를 예약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과 엑셀러레이트 에너지의 본 계약은 4월에 이루어질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올해의 첫 수주를 FSRU로 시작했다. 호그 LNG사으로부터 17만㎥급 FSRU 1척을 주문받았다.

연이은 FSRU 발주는 LNG 수요가 신흥국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흥국의 발전용 가스 사용이 늘어나자 LNG 수입을 위해 FSRU를 찾고 있다. FSRU는 육상에 별도의 시설 없이 바다에서 바로 LNG를 적재하고 저장하고 재기화까지 할 수 있는 설비다. 건조 기간이 짧고 소규모 수입에도 유리하다. 업계에 따르면 2020년까지 55개의 FSRU 프로젝트가 진행될 전망이다. 그동안 FSRU 건조는 한국 조선 3사가 거의 독점해왔을 정도로 경험이 풍부하다. 전 세계에 총 18대가 운영 중인데 대부분 한국 조선사들이 만든 것이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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