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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주말에 뭐 볼래?…조작된 도시 vs 퍼스널 쇼퍼

중앙일보

입력

지금 영화관에선
이 영화, 볼만해?

조작된 도시

감독·각본 박광현
출연 지창욱, 심은경, 안재홍, 오정세, 김상호
프로듀서 장영환 촬영 남동근 (C.G.K) 조명 오승철 미술 오규택
의상 조상경·류현민 음악 김태성 편집 김진오
장르 범죄, 액션 상영 시간 126분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2월 9일

줄거리 온라인 게임 세계에선 완벽한 리더지만, 현실에서는 평범한 백수인 권유(지창욱)는 하루아침에 살인 누명을 쓰고 구속된다. 억울함을 견디지 못하고 탈옥한 권유는 게임 멤버인 여울(심은경), 데몰리션(안재홍) 등과 조작된 살인 사건의 실체를 파헤친다.

별점 ★★ 사회의 루저들이 합심해 기득권에 반기를 드는 이야기다. 근래 한국영화의 어떤 경향처럼 보이는, ‘부패하고 비밀스런 권력자 vs 억울하고 힘없는 소시민’의 대결 구도를 따른다. 이 영화의 차별화 전략은 온라인 게임의 영상 문법을 차용해 현실과 가상 세계를 뒤섞은 듯한 연출이다. 10~20대를 타깃 삼은 트렌디한 액션·오락영화, ‘조작된 도시’가 지향하는 바는 명확해 보인다. 하지만 결과물이 그 목표에 도달했는지는 미지수다.

관객이 ‘조작된 도시’에 기대하는 건, 크게 내세울 것 없는 이들이 모여 얼마나 재치 있게 조작된 진실을 파헤치느냐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 점을 만족시켜 주지 못한다. 이들의 복수가 무릎을 칠 만큼 치밀해 카타르시스를 주는 것도, ‘뒷걸음질로 소를 잘 잡아’ 웃음을 주는 것도 아니다. 캐릭터도 대체로 밋밋하거나 뻔하고, 서로 손발도 맞지 않는다. ‘웰컴 투 동막골’(2005)에서 개성 있고 사랑스러운 인물들의 절묘한 합을 보여 줬던 박광현 감독의 신작이기에 더 의아하다.

게임 속 세상을 현실에 구현한 비주얼이 젊은 세대의 감각을 사로잡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만화적 터치를 가미하고 유머를 넣어 톤을 가볍게 잡은 것에 비해, 극 중 묘사가 지나치게 폭력적인 점은 영화의 전체적인 균형을 잃게 만든다. 밑도 끝도 없이 악한 마덕수(김상호)의 구타 장면, 줄거리와 관계없는 민간인을 희생시키는 장면, 여울의 여성 비하적인 전화 욕설 장면 등은 어떤 재미도 의미도 건지지 못한다. 마침내 드러나는 반전 또한 작위적이고 메시지의 과잉으로 읽히니, 신선한 컨셉트만으로 126분을 견디기는 힘들다.

김효은 기자 hyoeun@joongang.co.kr

★★ ‘게임’이라는 소재를 영화에 접목한 친근하면서도 낯선 이야기. 마치 액션 게임의 한복판에 들어와 있는 듯 짜릿하다. 하지만 밑도 끝도 없는 폭력성은 재미를 반감시킨다. 이지영 기자

★★★ 게임 매니어들의 반전 활약을 액션 블록버스터 속에 흥미롭게 녹였다. 정보 감시 사회와 청년 실업 문제, 권력층에 대한 비판을 모두 담았으나, 이를 조리 있게 응축하지 못했다. 고석희 기자

퍼스널 쇼퍼

원제 Personal Shopper
감독 올리비에 아사야스
출연 크리스틴 스튜어트, 라르스 아이딩어, 노라 본 발드스타텐
장르 드라마, 스릴러 상영 시간 105분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2월 9일

줄거리 모린(크리스틴 스튜어트)은 프랑스 파리에서 퍼스널 쇼퍼로 일한다. 쌍둥이 오빠의 죽음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로부터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의문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받는다.

별점 ★★★ 죽은 오빠의 신호와 숨겨 뒀던 자아를 찾는 한 여자의 여정을 그린 기묘한 스릴러다. 주인공 모린은 파리 패션계 셀러브리티 키라(노라 본 발드스타텐)의 퍼스널 쇼퍼다. 매일 키라의 옷과 액세서리를 대신 구해 옷장을 채운다. 영혼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그는, 심장 마비로 죽은 쌍둥이 오빠가 보낼 신호를 간절하게 기다린다. 이 영화는 오빠의 신호를 찾아 빈집에서 지내고, 낮엔 바쁘게 부티크를 오가는 모린의 모습을 따른다.

특별할 것 없던 모린의 일상에 어느 날부터 보이지 않는 존재가 등장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 존재가 무엇인지 어떠한 단서도 제공하지 않는다. 불확실한 존재를 통해 특유의 긴장감을 형성하며 관객이 공포와 불안을 경험하게 할 뿐이다. 그래서 명확한 주제와 이야기를 선호한다면 다소 실망할 수 있다.

극 중반부, 알 수 없는 존재와 모린이 처음으로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20분가량의 시퀀스는 압도적이다. 모린의 스마트폰 화면에 뜨는 메시지만으로 극적 긴장감은 최고조. 보이지 않는 존재와 소통하는 그의 모습은, 흔한 공포 스릴러 장르의 공식과 차별화된 기묘한 불안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렇게 모린은 이 존재와의 대화를 통해 억눌린 자아를 발견하고, 금지된 욕망을 한껏 드러낸다.

1999년 데뷔 이후 첫 단독 주연을 맡은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연기는 단연 돋보인다. 극 중 모든 게 모호하지만, 스튜어트의 필모그래피에 한 획을 그을 작품이란 사실만은 명확하다. 그의 공허한 눈빛과 냉소적인 표정은 영화 분위기와 완벽하게 일치한다.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은 ‘퍼스널 쇼퍼’로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 심령 스릴러 장르의 긴장감을 스마트폰, 유튜브 등 디지털 기술을 통해 풀어 나가는 설정이 흥미롭다. 특히,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만으로 극의 긴장을 끌어올리는 장면의 치밀한 연출이 돋보인다. 장성란 기자

스노든

감독 올리버 스톤
출연 조셉 고든 레빗, 셰일린 우들리, 멜리사 레오
장르 전기, 드라마, 스릴러 상영 시간 134분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2월 9일

줄거리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의 에드워드 스노든(조셉 고든 레빗)은 2006년 CIA(미국중앙정보국)에 입사한다. 이후 NSA(미국국가안보국)의 정보 분석원으로 일하던 그는, 점차 미국 정부가 ‘테러 방지’라는 명목 아래 비윤리적인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별점 ★★★ 스노든은 2013년 미국 정부가 개인 정보를 무차별 수집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해 전 세계적 파장을 일으킨 인물. 이 영화는 애국심 넘치던 청년인 그가 CIA와 NSA에서 어떤 사건을 거쳐 미국 정부의 위선을 깨닫고, 그 과정에서 어떤 혼란을 겪었는지 그려 보인다. 그 묘사가 꽤 상세하긴 하지만 극적 재미를 찾긴 힘들다. 그 점이, 이토록 중대한 문제를 장르영화의 재미로 포장해서는 안 된다는 의지처럼 보이는 동시에, 극영화의 전략적 실패로 느껴지기도 한다.

장성란 기자

트리플 엑스 리턴즈

원제 xXx:Return of Xander Cage
감독 D J 카루소
출연 빈 디젤, 새뮤얼 L 잭슨, 루비 로즈, 견자단, 디피카 파두콘
장르 액션, 모험 상영 시간 106분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2월 8일

줄거리 스파이 군단 트리플 엑스를 이끄는 수장 기븐스(새뮤얼 L 잭슨)가 숨진다. 위성을 폭발물로 바꾸는 기술에 의해 사고당한 것. 미국 정부는 이 기술의 집약체 판도라 박스를 시앙(견자단) 일당에게 빼앗기고, 숨어 지내던 스파이 샌더(빈 디젤)에게 이를 가져오라고 요청한다.

별점 ★★★ 빈 디젤을 ‘믿고 보는 액션 배우’로 만든 건 ‘분노의 질주’ 시리즈(2001~)와 ‘트리플 엑스’ 시리즈(2002~)일 것이다. 그가 주연한 1편 ‘트리플 엑스’(2002, 롭 코헨 감독)는 흥행에 성공했지만, 주연이 아이스 큐브로 교체된 2편 ‘트리플 엑스2:넥스트 레벨’(2005, 리 타마호리 감독)은 아쉬운 흥행 성적을 남겼다.

3편 ‘트리플 엑스 리턴즈’에서는 디젤이 15년 만에 다시 주연으로 나섰다. 이번엔 견자단과 토니 자 등 아시아계 배우도 대거 합세했다. 결과적으로 미국 액션 고수와 중국 액션 고수의 불꽃 튀는 액션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디젤이 스케이트보드와 산악 스키, 수상 스키를 차례로 타며 첫 등장하는 장면부터 두 남자가 차 위를 구르고 뛰는 장면까지. 이들이 왜 저렇게 싸우는지 이해되지 않는 대목도 있지만, 그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열 대가량의 자동차가 차례로 충돌하는 추격신, 오토바이를 타고 바닷물 위를 달리는 장면 등 묘기에 가까운 액션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

이 영화의 최대 장점은 다채로운 액션을 볼 수 있는 점이다. ‘엽문’ 시리즈(2008~2016)에서 활약했던 견자단의 절도 있는 무술, 디젤의 파워풀하고도 날렵한 움직임, 여기에 곁들인 총격전까지. 매 장면이 넋을 놓고 볼 액션의 향연이다. 특히 견자단은 할리우드에서 중국 무협 액션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관한 좋은 답을 보여 주는 듯 보인다. 극에 녹아들면서도 존재감을 잃지 않기 때문이다.

‘트리플 엑스 리턴즈’는 액션뿐 아니라 남녀 캐릭터 상관없이 육감적인 신체를 선보인다. 중반부엔 필리핀의 한 섬을 화려한 파티장으로 꾸며 놓은 장면 등도 나온다. 과시적이지만, 볼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의도가 명백해 그다지 불편하진 않다. 내용은 깃털처럼 가볍지만, 극 중 인물이 동료애를 최우선 가치로 말하는 순간 따뜻함도 느껴지는 액션영화. 팝콘 무비로 제격이다.

김나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

명탐정 코난:에피소드 “원”-작아진 명탐정

감독 야마모토 야스이치로
목소리 출연 야마구치 캇페이, 타카야마 미나미
장르 애니메이션 상영 시간 95분 등급 12세 관람가 개봉일 2월 8일

줄거리 놀이공원 관람객이 롤러코스터를 타던 중 살해당한다. 고등학생 탐정 신이치(야마구치 캇페이)는 경찰을 도와 사건을 해결한다. 그날 놀이공원에서 ‘검은 조직’의 거래 현장을 뒤쫓던 그는, 의문의 독약을 먹고 초등학생의 몸으로 변해 버린다.

별점 ★★★ 만화 『명탐정 코난』은 1994년 연재를 시작한 장수 시리즈다. 인기에 힘입어 출시된 극장판 시리즈도 지난해 20주년을 맞았다. 관객의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란 얘기다. 그래서 이번 신작은 프리퀄이다. 고교생 탐정 신이치가 왜 초등학생 코난(타카야마 미나미)의 신분으로 활약하게 됐는가. 그를 둘러싼 수상쩍은 인물들의 정체는 무엇인가. 시리즈에 ‘입덕’하기 딱 좋은 ‘떡밥’들을 간추려 담았다. 그러나 TV 시리즈를 섭렵했다면 이미 알 만한 내용들. 골수팬이라면 추억의 에피소드를 다시 보는 재미는 있겠다.

나원정 기자

★★★★★ 걸작 탄생! 죽기 전에 꼭 보길
★★★★ 훌륭하네. 강추할 만

★★★ 이만하면 볼 만하지
★★ 안타깝네.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
★ 헐! │ ☆=★ 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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