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스즈키, 미래차 개발 연합전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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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일본의 도요타·스즈키 자동차가 스마트·친환경 차량 개발 등 자동차 산업의 환경 변화에 연합전선을 구축한다.

친환경·정보기술 등 4대 분야 제휴
연구비 절감, 주도권 확보 윈윈 효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요타와 스즈키가 친환경·안전·정보기술(IT)·상품보완 등 4대 분야에서 제휴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7일 보도했다.

이번 제휴는 자율주행차나 수소연료전지차(FCV) 등의 신기술 개발에 뒤진 스즈키가 지난해 10월 먼저 제안했다. 40년 가까이 스즈키를 이끌어온 스즈키 오사무 회장은 지난해 “품질 좋고 싼 차를 파는 것만으로는 막다른 벽에 막힐 수 있다”고 우려를 내비쳤다. 이날 하라야마 야스히토 스즈키 부회장은 “열의를 다해 협의에 임해 좋은 결과를 끌어냈다”며 도요타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스즈키의 연구개발비는 연 1300억엔(약 1조3295억원) 정도로 도요타의 8 분의 1 수준이다. 도요타의 2015년 4월~2016년 3월 연구개발 비용은 1조700억엔이었다.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와 FCV 판매량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도요타도 MOU 체결에 만족하는 모습이다. 자동차의 신기술과 기술표준을 둘러싸고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어서다. 도요타는 연구비 절감과 주도권 확보, 자동차 보급을 늘리기 위해 세력을 불리고 있다.

도요타는 미국 포드자동차와 하만, 일본 스바루 등과 함께 스마트카를 위한 기업 연대인 ‘스마트디바이스링크 컨소시엄(SmartDeviceLink Consortium)’을 구성하기도 했다. 또 수소 주도의 친환경 자동차 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달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현대차·다임러·BMW·혼다 등 12개 기업과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를 출범시켰다. 토요타 아키오 도요타 사장은 지난해 10월 “한 회사가 개별적으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업계 안팎에서 동료를 만들 필요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테슬라·구글·애플 등 미국 IT 기업이 일본·독일 자동차 기업의 새로운 경쟁 상대로 떠오르고 있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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