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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표 탄산리튬’ 연구 7년 만에 양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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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권오준 회장이 7일 기술 개발 착수 7년 만에 첫 생산된 탄산리튬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포스코]

권오준 회장이 7일 기술 개발 착수 7년 만에 첫 생산된 탄산리튬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포스코]

포스코가 탄산리튬 생산을 시작했다. 7일 준공한 리튬생산공장(PosLX)을 통해서다. 전남 광양 포스코광양제철소 내에 만들어진 이 공장은 8500㎡ 규모로 연 2500t의 탄산리튬을 생산할 수 있다. 포스코가 탄산리튬을 생산한 것은 2010년 기술 개발에 착수한지 7년 만이다. 지난달 25일 연임에 성공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향후 핵심 과제로 “비철강 생산력 획기적 강화”를 천명한 바 있어 포스코의 탄산리튬 사업은 확대될 전망이다. 권 회장은 포항산업과학연구원장(RIST) 시절(2009~2011년)부터 리튬 사업을 포스코의 신성장 사업으로 구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올해 약 4000억원을 리튬 등 비철강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유리·산업용 배터리에 쓰는 화합물
폐전지를 원료로 사용해 친환경적

탄산리튬은 유리·세라믹·산업용 배터리용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화합물이다. PosLX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은 2차전지용 양극재 제작업체인 포스코ESM과 2차전지 제작업체인 LG화학·삼성SDI 등에 공급된다. 노트북용 배터리 7000만 대를 만들 수 있는 물량으로 연간 예상 매출액은 약 250억원이다.

포스코는 탄산리튬의 원료인 인산리튬을 2차전지 재활용업체에서 확보해 친환경성을 높였다. 탄산리튬은 통상 염호(鹽湖) 혹은 광석 농축액에서 추출한다. 하지만 포스코는 버려지는 2차전지에서 추출한 인산리튬으로 생산 라인을 가동한다. 이 방식으로 얻은 탄산리튬은 입도·순도·충방전 효율과 용량 등 품질 기준에서 기존 제품과 차이가 없다고 포스코 측은 설명했다.

포스코는 그동안 염수(소금물)에서 인산리튬을 추출한 후 탄산리튬으로 전환하는 공법을 독자 개발해왔다. 평균 12∼18개월이 걸리는 기존 자연증발식 리튬추출법과 달리 최단 8시간, 길어도 1개월 내 고순도 리튬을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이다. 리튬 회수율도 기존 방식의 두 배가 넘은 80% 이상이다. 리튬의 순도를 99.9%로 끌어올리기 때문에 수산화리튬·칼륨 등 고부가제품의 병행 생산도 가능하다.

탄산리튬 산업은 2차전지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급성장 중이다. 전 세계 배터리용 탄산리튬 수요는 2002년 6000t에서 2015년 6만6000t으로 10배 이상 늘었고 가격도 치솟고 있다. 한국은 연간 약 2만t의 탄산리튬을 수입해 사용해왔지만 이번 포스코 공장 준공으로 약 12%를 국산으로 대체할 수 있게 됐다.

권 회장은 이날 준공식에서 “배터리용 리튬은 물론 양극재용 고순도 니켈과 양음극재 개발 등 에너지 소재 사업에서 차별화된 기술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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